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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에 관하여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모든 여성은 딸이다. 딸에 관하여 쓰는 것은 모든 여성에 관해 쓰는 것과 같다.” 김진애 박사에게 ‘딸’이란 존재는 단순히 생물학적 의미를 넘어선다.
책을 펼치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살아갈 힘은 오직 네것!”, “찬란히 살아남아.” 1994년 타임즈가 선정한 차세대 주목할 만한 인물100인에 선정되어 일찌감치 그의 이름을 알린 건축가이자, 2009년 제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치가로서 그리고 지금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딸들에 관하여>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여성으로서 거침없이 자기 생을 이어온 김진애 박사의 책 <딸들에 관하여>는 더 큰 세계를 열어갈 이들에게 건네는 삶과 죽음. 유혹과 욕망, 실패와 성공, 성과 젠더 등 12가지 삶의 힘입니다. 이 땅에 여성으로 딸로 엄마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불확실한 시대 속 좋은 통찰과 구체적인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책으로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나는 99% 사람들이 살아가는 개천이 얼마나 풍부한 생태계인지 너희가 알기를 바라. 나는 너희가 열패감을 이길 ‘행복을 느끼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줄 거야. 우리는 용이 되지 않더라도 풍요로운 개천에서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까! ---p.47 너희가 겪을 다체로운 흔들림, 재미있겠지? 중에서
나는 어떤 사람을 만나든 형용사를 떠올리려고 해.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자 그 사람에 대한 성의라고 생각하지. ‘착한 사람이야, 좋은 사람이야!’ 같은 성의 없는 말로 넘기지 않으려는 거야. 쓸모와 매력에 대한 관찰을 습관적으로 하다 보니 확실히 사람 보는 눈이 늘더라.
--- p.157 쓸모와 매력 중에서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그 시절엔 남아 존중과 남녀차별이 심했습니다. 때문에 여자 역할, 남자 역할, 여자 일, 남자 일을 나누는 데 대한 거부감이 상당했던 저자는 고정관념을 탈피하려 선택한 건축과에서 “여자가 왜 공대를 왔니?” 라는 말을 들으면 학창 생활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성과 젠더 양성성을 넘나드는 힘을 배우게 됩니다. “많이 벌 거 없다. 니 하나 앞가림만 하면 된다”는 어머니는 강인하신 분인 것 같습니다. 많은 자식들을 키우면서 다 건사하기가 얼마나 어렵고 힘드셨을지 생각됩니다. 어머니의 말씀대로 그는 앞가림에 대해 이렇게 정의합니다. ‘경제적 자립과 인간적 자립이 같이 가야 진짜 앞가림’이라고 그는 지금도 자립 시나리오를 구상하면서 인생을 헤쳐 가는 습관을 잘 들이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딸이라는 존재는 그냥 이름 지어지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를 지어나가야 할 존재라고 했습니다. 자기 인생의 공간을 창조적으로 지어나가야 할 뿐 아니라 다시 그 딸들의 딸들에게 이어질 세계 역시 꾸려내야 합니다. 건축가이자 정치인, 작가 그리고 여성으로서 누구보다 넓고 깊은 삶을 살아온 김진애 박사는 30여 권의 많은 책과 우리의 도시와 사회까지 평생을 ‘짓는 일’에 헌신해 왔습니다. 내가 지금 너희의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백 년 인생을 즐기기를 축복하듯이, 너희도 너희 손녀딸 세대의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또 다른 백 년 인생을 축복해 주게 되는 거라고, 삶을 이어가고 일상을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기적인 것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여성의 삶을 어떻게 올바르게 생각하고 잘 설계해 나갈지 다시금 생각해 보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