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여행자-되기 둘이서 3
백가경.황유지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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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관내 여행자-되기

 

우리를 통과하고 관통한 것들을 기억하기 위해 우리는 함께 걷고 따로 사유하고 그것을 글로 써서 섞었다.”

 

주제는 다소 무거우나 그 느낌을 함께 하고자 읽게 된 책이 있습니다. 백가경 시인과 황유지 문학평론가의 관통에 대한 이야기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둘이서>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로 <>서로 연결되는 지점이자 공간, <> 담아냄으로써 연결되는 아픔들, <관통> 사회와 개인이라는 공동의 기억을 중심으로 서로 연결되고 관계된 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2014416TV 화면으로 목격한 잊을 수 없는 참사, 그리고 일어나서는 안될 20221029일 이태원 골목에서 일어난 참사에 두 작가는 잊지 않고 그곳들을 다녀와 그 아픔을 되새기듯 꾹꾹 눌러쓴 글로 공간을 기록하고 사람을 위로해 주고 서로 공감해 가는 책으로 기대가 됩니다.

 

 

우리는 많은 <>으로 삶을 지탱한다. 그러한 관은 상자일 때도 있고 건물 일 때도 있으며 수료나 지하도 의 형태이기도 하다. 때로 어떤 이들의 영구한 부재는 수도관의 메마름으로 신호를 보내기도 하지 않는가. 그런 <>이 연결의 공간적 감각이라면 통 은 시간적 감각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않을까? ---p.10

 



 

그것은 말하건대, . 그의 구차한 탈출 앞에 생명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말은 고분고분히 앉아 외 않을 손길을 기다리던 304명의 생, 이제는 죽음이 된 그 무게와 결코 수평을 이루지 않는다. 거기에 더 놓은 곳에 앉은 이들의 성멸되지 않는 공백까지 더해져 배와 함께 전복되고 만 것은 우리가 믿어왔던 모든 오염되지 않은 순백의 가치들이었다. ---p.102

 

노동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처절한 자본주의 시대에서 내 일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인지 작가는 고민하게 됩니다.

 

 

 

도시의 건축물에 유달리 관심이 있는 시인과 발아래 축적된 것에 골똘한 문학평론가는 <도시-관통>을 두루 주제로 삼고, 서로가 관심을 가진 것들이 연결되어 있기에 이 모든 것을 <>으로 여기고 <관내>를 여행하기로 한다. <-되기>라는 단어를 붙인 것은 철학자 들뢰즈의 사유를 빌려온 것으로, 너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오롯이 그 자리에 놓이는 이해의 지향을 뜻한다. 누군가를 향한 제목이 좀 톡특합니다. 온전한 이해란 불가능에 가깝기에 <-되기>는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이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포함한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공간을 걷고, 사유하고, 글을 쓴 것은 그들이 겪은 경험을 토대로 진정한 관내 여행자-되기를 보여 주는 것입니다. 황유지작가는 인천 성냥 박물관에서 일했던 어린 여공들의 삶에서 친척 언니의 삶을 겹쳐 보며, 우리 이전의 소녀들이 자신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짐을 졌던 시간을 떠올립니다. 함께 인천을 찾았던 백가경작가는 동일방직 공장의 일터로 이동하여 최소한의 노동 인권을 위해 항쟁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역경을 되새겨 줍니다. 두 작가는 사회적, 역사적 공간만 뿐아니라 그들을 지금까지 만들어 온 고향과 일터, 그리고 둘을 이어 주게 된 <등단>의 길도 다시 한번 찾아가 결국 그 관을 모두 통과하여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얼마 전 우리는 안타까운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었습니다. 실종 되었다는 소식에 제발 살아만 있어 달라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에도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태원 참사 현장 지원을 나간 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던 소방관의 안타까운 죽음이었습니다. 성수대교, 세월호,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에 참사 구조 현장에 투입돼 트라우마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어온 피해자 가족 뿐 아니라 구조 현장에서 입은 정신적 충격으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심리 치료와 보상 등 지원제도가 아직 미비하다고 합니다. 독자가 살아오면서 수많은 대형 사고를 접했고 수백 명의 목숨을 잃었지만 우리 사회는 잘잘못을 가리고 시정 하기 보다는 서로 내 탓이 아니라는 말을 더 많이 들은 것 같습니다. “밝힐 의지가 있는가? 라고 저자는 책에서 이야기 합니다. 마음이 아프지만 기억해야 할 이야기들 그렇게 어떤 땅에 서든 시간은 우리를 통과해 가는군요. 가을이 오는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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