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어린이들
이영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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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국의 어린이들 _일제 강점기 조선 반도의 어린이들이 쓴 삶의 풍경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일제 강점기 어린이들의 수필!

 

일제 강점기의 이야기책은 시중에 많이 출간되어 있으나 그 시대 조선 땅에서 자라던 어린이들의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번에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된 <제국의 어린이들>은 그런 의미에서 출간이 반가웠습니다. 1930년대 조선에 살던 아이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었을까? 할머니와 둘이 사는 어떤 아이는 먼 곳에 사는 친척에게 학교 수업료를 부탁하려고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걷습니다. 또 어떤 아이는 아빠가 새로 산 차를 타고 경성을 구경합니다.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일제 강점기 어린이들의 수필은 당시 어린이들이 직접 쓴 글 속에 담긴 조선의 아이들의 세계를 들여다 보기 좋은 책으로 기대가 됩니다.

 

어머니는 죽고, 아버지는 어디 있는지 몰라.”하고 말했다. 나는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낙엽이 바람에 후두둑 떨어져, 거지의 바가지에 들어갔다. 그래도 거지는 그걸 내버려두었다. ---p.186 (어린 거지)중에서

 




 

일제강점기 대중문화와 한일 관계사를 연구하는 배우 출신 이영은 박사가 쓴 이 책은 1938년 열린 조선총독상 글짓기 경연대회수상작들을 통해 군국주의 제국의 식민지에 살았던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조선 어린이들의 세계와 일본인 어린이의 세계를 사회와 배경의 차이로 인해 다른 세계관을 학습하게 될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 합니다. 조선의 어린이는 대체로 가난하고 가난하지 않은 아이는 지배층의 자제로 어린이 간에도 빈부의 격차가 존재하고 있었고 전쟁에 관해서는 무지했고 서술 표현이 부자연스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1938년부터 1944년까지 조선에 있는 조선인, 일본인 소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선총독상 글짓기 경연대회를 열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어린이의 세계는 어린이 자신의 세계입니다.”

어린이는 한 열매의 씨앗입니다.”

 

우리나라도 전쟁을 겪었지만 지금도 세계곳곳에서 전쟁으로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치는 어린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식량과 의료서비스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어른보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 공부를 하거나 글을 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것입니다. 전쟁은 항상 어른들이 일으키고 어른들의 시선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 광복을 맞이한 지 올해로 80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갖은 수탈과 억압으로 점철된 일제강점기 35년 동안 어린이들의 삶은 어땠을까. 생각해 본 적이 없던 것 같습니다. 지금 아이들과 무엇이 달랐을까. 책은 수업료를 시작으로 어린이들의 글을 소개하면서, 아이들 눈에 비친 군국주의와 제국 식민지 사회의 모습을 조명합니다. 할머니와 둘이 사는 아이가 수업료를 부탁하러 먼 친척에게 가기 위해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걷는 얘기에 뒤엔 담임선생님과 학급 친구들이 우정통을 만들어 수업료를 모아 주는 장면에선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이 책을 통해 어둡고 암울했던 그 당시 어린이들을 글을 통해 생각해 보면서 머릿속에 풍경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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