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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제인 오스틴 - 최초의 문학이 된 여자들
홍수민 지음 / 들녘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 제공 도서
비포 제인 오스틴_ 최초의 문학이 된 여자들
여성 문학, 어디서부터 어떻게 읽어야 할까?
지금 여성 고전을 읽고자 하는 당신을 위한
1타 20피 문학 안내서
고전은 시대를 초월하고 과거의 사람들과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며 다양한 문화와 과거의 시대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한 주제를 다루면서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T. S. 엘리엇은 “역사란 과거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함께 현재에 자신감을 갖고 미래를 의심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책은 10-12세기 일본 헤이안 시대이 문학을 다루면서 우리보다 앞서 살다 간 여성작가들이 자신의 이름조차 갖지 못했을 때 문학으로 자신을 표현했던 이야기가 기대되는 책입니다.
“새로운 문학이 태동하는 그 현장에, 언제나 여자들이 있었다.”

전문적인 글쓰기 교육을 받지 않은 여성들이 글을 써왔다는 사실에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헤이안 시대의 이야기는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버지니아울프의 작품 <자기만의 방>에서 보듯 울프는 여성이 글을 쓰려면 연 수입 5백 파운드와 방해받지 않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녀는 여성의 소외와 가난을 추적하면서 여성이 제도적,문화적으로 문학계와 지성계에서 배제되어 있음과 더불어 빈곤과 가사 노동이 글쓰기를 비롯한 학술적 활동이 필요로 하는 영감을 방해하는 현실을 목격합니다. 문학과 지식 산업에서 배제되어야만 했던 훌륭한 여성들이 힘든 환경에서도 글을 써왔기에 우리는 지금 작품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많은 유명인사들이 너도나도 여성에 대해 말한 것이 과연 옳은지 편견없이 공정하게 가려보고 싶었다. 하지만 나로서는, 어떤 시각에서 보아도, 아무리 되새겨보아도, 여성의 본성과 행실에 대한 그런 부정적인 판단이 옳다고 납득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었다 ---p.103 여성들의 도시 21쪽
헤이안 시대의 여성들은 주로 저택 안에서만 생활했고 성인이 되면 형제에게도 얼굴을 보여서는 안되고 외출도 하기 힘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이쇼나곤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요? 중궁으로부터 양질의 종이를 하사받은 그녀는 역시 데이시 중궁과 중궁을 둘러싼 사람들의 아름답고 흐뭇한 장면을 그려서 후대에 남기고자 마음먹었습니다. 세이쇼나곤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 중에서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장면을 골라 어떤 전통이나 규칙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고 솔직하게 쓰고자 <배갯머리 서책>을 남겼습니다. 이로서 전에 없던 수필이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를 개척했습니다.
여성작가들에게 쓰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었다 라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는 창조하고 존재하는 것으로 ‘주인’들의 간섭 없이 세계관을 구축하고 통제하는 것이었습니다. 과거의 여성들이 물려준 업적을 지금 현대의 여성 작가와 독자들이 계승하게 되었다는 점, 과거의 여성문학이 가려져서 두곽을 나타내지 못한 안타까움과 여성문학을 찾으려고 노력한 호주의 페미니스트 학자 데일 스펜더를 기억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