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은 시간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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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제작비를 제공 받았습니다.

 

한 세대에 한 명씩만 나오는 작가 --- The Times

 

클리어 키건이 25년의 시차를 두고 완성한 여자와 남자에 관한 <너무 늦은 시간>,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 <남극> 이렇게 세 편의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고 영화도 관람한 독자가 최근 좋아하게 된 작가입니다. 세 작품을 통해 남녀 관계와 그 안에 존재하는 불균형한 권력 관계 그리고 평범한 가정주부의 일탈이 엉뚱한 결말에 이르기까지 클리어 키건은 독자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해 주며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여성 혐오자로 공무원인 카헐은 더블린 사무실에서 예산안 초안을 마무리하며 평온한 금요일을 보낸 후, 긴 주말을 맞이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2년전 툴루스 회의에서 처음 만난 사빈이라는 여자를 회상합니다. 그곳에서 그의 마음은 그가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평생을 함께 보낼 수 있었을 사빈이라는 여인에 대해 동요합니다. 사빈은 체구가 작고 갈색 머리에 몸매가 좋았는데 검은 두 눈이 약간 비뚤어진 사시로 카헐은 그녀의 치마와 짙은 청회색 블라우스 차림의 복장에 끌렸습니다. 그녀는 더블린 도심의 휴 레인 갤러리에서 일했고 라스가의 아파트에서 자기보다 어린 대학원생 세명과 같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카헐과 사빈은 가까워 지게 되는데고, 카헐의 동생이 식탁에 앉으려는 어머니의 의자를 뒤로 빼서 넘어뜨릴 뒤 아버지와 형들이 함께 웃는 장면이 소름끼치게 느껴지네요.

 

이것이 여자가 사랑에서 빠져나올 때의 문제였다. 눈을 가리고 있던 낭만이라는 베일이 걷혀서 당신을 들여다보고 읽을 수 있게 된다. ---P.38 너무 늦은 시간

 

 

혼인 서약을 하고 결혼반지를 교환하자마자 카헐은 반사적으로 리모컨의 되감기 버튼을 눌렀지만 뒤로 갈 수 없음을 깨달았다.---P.42 너무 늦은 시간

 

사랑에 빠진 여자는 저녁을 태우고 사랑이 식은 여자는 덜 익은 요리를 내놓는다는 말이 있지 않았나? ---P.46 너무 늦은 시간

 





카헐은 체리를 그가 청혼한 날 저녁에 사빈이 반으로 갈라 씨를 뺐던 체리를 생각했고 또 그녀가 타르트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가 체리값 6유로를 언급했다가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 생각했습니다. 그런 다음 그 클라푸티를 결국 가장자리는 타고 가운데는 덜 익었던 타르트를 생각하며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서 이상한 소리가, 웃기다고 할 만한 소리를 듣습니다. 저녁 내내 텔레비전과 샴페인 한 병만 들고 이 여성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끼어들고, 이 특별한 날의 진정한 의미가 드러납니다.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 의 주인공은 애킬섬 하인리히 뵐 하우스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선정된 여성 작가로 한적한 곳에서 자신만의 독립된 공강에서 작업에 몰두할 생각이었지만 독일인 교수의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집을 보여주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케이크를 만들어 대접하지만 상대방은 고마워하기는커녕 무례하고 오만한 태도로 당신은 작가라면서 케이크나 만들고 있군요.” 라며 설교와 충고만 늘어놓고 돌아갑니다. 낯선 남자의 방문으로 서른 아홉 살의 생일은 망치고 맙니다. “얼마나 끔찍한 남자인지! 정말 끔찍하고 불행한 남자야.” 라고 말하며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정말 다행이라고 그녀는 생각합니다. 마지막 작품 <남극>에서는 무료한 일상에 일탈을 꿈꾸고 싶어 하던 가정주부가 오랜 호기심을 실행에 옮기다가 남편과 아이들에게 돌아가지 못할 끔찍한 상황에 부딪히는데... 짧은 단편이지만 두 인물 사이에 폭력적인 긴장감과 혐오를 잘 묘사해준 작품으로 기억에 오래 남은 작품이네요.

 

 

세 작품은 모두 남녀 관계에 관한 이야기로 짧은 단편 소설집입니다. 부조리함을 조용하고 확실하게 그려낸 베스트셀러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저자가 이번에는 좀 다른 장으로 독자를 찾아왔습니다. 남녀의 관례의 다름, 차이 그런것들을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짧지만 강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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