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선 군함의 살인

범선 군함의 살인 - 제33회 아유카와 데쓰야상 수상작
오카모토 요시키 지음, 김은모 옮김 / 톰캣 / 2025년 4월

범선 군함의 살인

출판사 제공 도서

그날 사우샘프턴의 바다는 잠든 아기의 숨소리처럼 평온했으며, 해수면의 베일같이 엷은 구름 너머로 비치는 햇빛을 받고 보석처럼 빛났다. -첫문장

오카모토 요시키의 작품은 처음 접하는 독자입니다. 이 책 《범선 군함의 살인》은 본격 미스터리 소설임과 동시에 어드벤처 소설로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18세기 영국의 선상 생활에 대한 치밀한 역사적 고증은 돛대를 지탱하는 삭구부터 돛과 활대의 명칭이 실려 있습니다. 데이비드 그레엄 헐버트호 함장을 시작으로 프랜시스 머레이 부함장등 주요 등장 인물이 정리되어 작품을 읽기에 도움이 됩니다. 군함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기대가 되는 톰캣 출판사의 작품입니다.

프랑스 혁명 전쟁 시기인 1795년 프랑스와 전쟁 중이던 영국 해군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인해 강제 징용을 실시하고 만삭인 아내를 둔 평범한 구두 장인이던 네빌은 동향 친구들과함께 전열함 할버트호에 타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함내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병사 출신인 장표 버논이 사건 수사를 시작한다. 한편 네빌은 동료들과 함께 배에서 탈출할 게획을 세우는데...

18세기 말 영국의 함선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본격 미스터리 소설로 전체적으로 당시의 해군에 대한 묘사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바다 위의 군함이라는 ‘움직이는 밀실’에서 수병이 살해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상처의 상태로 보면 무겁고 단단한 물건으로 힘껏 때린 것 2등대위 로빈 로이든은 숨을 삼키고 누군가 이 수병을 살해한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수병들은 저마다 놀라움에 찬 목소리를 내질렀고 수병이 질병이나 당직 중 사고로 죽는 일은 드물지 않았지만, 함내에서 살인이 발생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갑판에 이 사건으로 혼란이 퍼져나가자 로이든 대위가 “정숙!” 하고 날카롭게 소리칩니다.

“살인이 벌어지는 순간을 목격한 사람 없나?”

명확하게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고. 애당초 옆에 있는 사람의 얼굴조차 똑똑히 보이지 않는 초승달 밤에 그 끔찍한 순간을 목격하기는 불가능했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를 갈망합니다. 그리고 전례 없는 무대에서 폭발적인 사건이 시작되는데

“확인하고 싶은 게 있으니 보트를 내리게.”

18세기 영국, 평범한 삶을 살던 한 남자가 해군으로 징병됩니다. 프랑스와의 전쟁이 끝날 기미 없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는 북해를 떠도는 군함에서 가혹한 노동과 폭력과 전투에 시달리고 벗어날 수 없는 밀폐된 공간, 점점 광기에 물들어가는 선원들. 첫 번째 살인이 벌어지고 범인은 오리무중, 살인은 그다음 살인으로 이어지면서 역병처럼 퍼져나가는 공포가 엄습되고 군함 자체가 붕괴되기 전에 이 연쇄사건을 누군가는 빨리 멈춰야 합니다.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요? 주요 등장인물부터 강제 징집된 인물들까지 책을 읽는 동안 범인 찾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오랜만에 흥미로운 작품을 만났습니다.

바다 위의 군함이라는 ‘움직이는 밀실’, 18세기 군함에서만 가능한 독창적인 트릭, 치밀한 고증으로 살아난 생생한 시대적 배경과 개성 넘치는 여러 인물들은 《범선 군함의 살인》이라는 독보적 매력으로 심사위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아유카와 데쓰야상을 수상하며 일본 미스터리 문학에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알린 작품으로 작가의 섬세한 필치에 놀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