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는 해피엔딩

두 번째는 해피엔딩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2월

출판사 제공 도서입니다.

아르바이트에 간 사이, 우리 집에 불이 났다. 그래서 나는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었다.

담당 형사는 나(소미)를 의심한다. 집에 불을 지른 건 방화범의 소행으로 추측되는데 화재 당일 나(소미)는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술에 취해 집 근처 야산에서 잠들었고 기억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네 안의 나쁜 기억과 감정, 모두 가져갈게”

따뜻함과 서늘함이 교차하는 혜성 같은 데뷔작!

정교하게 도발적이고 끝내 감동시키는 새로운 경지의 소설

소설의 주인공 소미는 스물 한 살 의문의 화재 사건으로 가족과 집을 하루 아침에 잃고 맙니다. 보호자도 형제도 그녀의 곁에서 모두 한순간에 떠나갔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소미는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날 평소대로 일찍 돌아갔더라면 외삼촌 고천호와 동생의 저녁상을 차리다가 함께 타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귀가 들리지 않는 동생은 집안일에서 제외되었고 삼촌의 뒤치닥거리 모두 소미의 차지가 됩니다. 거슬리는 인간들을 가족이랍시고 챙겨야 했던 날들이 이제 사라진 것이죠. 혼자가 되어버린 스물 한 살의 여름은 가볍고 즐거웠습니다. 외로움, 그리움,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같은건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도대체 소미의 삶이 그동안 어땠을지 짐작해 봅니다.

소미는 길 건너편 삼픙 건물의 1층에 달린 간판을 바라봅니다. ‘우신 장난감 가게’, 그 밑에는 ‘인형, 블록, 모형차 등 완벽 세탁&수리’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키가 크고 눈매가 살짝 날카롭지만 웃는 얼굴은 마치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환하고 예쁜 우신과 그의 친구 서민호 그런데 이 공간이 이상합니다. 인형과의 대화를 이해하는 사람들? 곰은 소미와 자신만 대화가 가능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며 세상에는 드물지만 비슷한 이들이 있으니 너무 염려 말라고 하네요. 자아를 가진 물건들을 돌봐주는 이 ‘우신 장난감 가게’ 가 궁금해 집니다.

화재 사건에 배정된 장원일 형사는 소미의 고향집 화재는 처음엔 그저 낡은 집의 전기 배선문제에 의한 누전일 거라 생각 했지만 곧 그게 아님이 밝혀집니다. 집 바깥에서 불씨가 시작된 것 이것은 방화범이 있을 거라 추측되는 사건으로 그 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은 연소미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유력한 용의자가 되는 건가요?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소미 학생은 누가 불을 냈는지 관심이 없는 것 같아.”

“그럴 리가요.” ---p.47

불행의 전초를 읽었는가? ---p.325

부모로부터 당연히 사랑받아야 할 소미는 사기 피해자인 부모 밑에서 그동안 고통 받았고 사기를 칠때마다 야밤에 동네를 옮겨 다녀야 했던 일, 어머니는 모든 자신의 잘못을 남편의 부재 탓이라고 돌렸고 화재 사건을 파헤치려는 형사와 살아 있어도 죽은 것 같은 시간을 보내는 소미에게 ‘우신 장남감 가게’를 중심으로 이어진 인연들 때문에 그 동안의 힘들었던 자신의 삶을 자포자기 했던 소미의 모습을 작가는 드러내 줍니다.

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민호의 능력 이야기와 환상적인 스토리는 쉴세 없이 이어지는 전개에 조현선 작가의 작품에서 소미와 그리고 어디선가 소미와 같이 힘들 시간을 보내는 우리 모두의 <두번째 해피엔딩>은 시작됩니다. 작가가 이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과거를 끊어내고 앞으로 나가가는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