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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왕의 방패 - 제166회 나오키 상 수상작 ㅣ 시대물이 이렇게 재미있을 리가 없어! 1
이마무라 쇼고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11월
평점 :

새왕의 방패

어떤 공격도 막아내는 성을 쌓으려는 새왕. 어떤 방어도 깨트리는 총을 만들려는 포선.
오랜만에 독자가 좋아하는 벽돌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최고의 방패와 최강의 창을 만드는 두 천재 장인의 대결을 그린 장편소설 <새왕의 방패>입니다. 저자는 일본의 이마무라 쇼고 작품으로 그는 『동신(童の神)』으로 2019년, 『진칸(じんかん)』으로 2020년 나오키 상 후보에 올랐으며, 2022년 『새왕의 방패』로 제166회 나오키 상을 수상 했고 청소년들에게 독서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한 일반사단법인 혼미라이의 대표 이사로 활동하며, 점점 사라져가는 서점을 살리기 위해 오사카부 미노오시의 기노시타 북센터, 사가시 JR사가역의 사가노 서점, 도쿄도 진보초의 혼마루 3곳의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을 정말로 사랑하는 작가임에 틀림없습니다. 전국 시대를 석권한 창과 방패의 마지막 대결은 최후에 밝혀지는 새왕의 방패의 실체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성을 내주는 것은 생사여탈권을 적에게 내준다는 의미입니다. 합의를 지키겠다고 목숨 걸고 약속해도 막상 항복하면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사례는 많습니다. ---P.622
새의 강펄처럼. 무너뜨리고 떠 무너뜨려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쌓는 겁니다.---p.625

창과 방패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모순되는 명제는 '이 창은 모든 방패를 뚫지는 못 한다라는 뜻,
'이 방패는 모든 창을 막는다.'는 모순의 유래가 된 고사는 논리학적 모순이 아니라 두 문장이 동시에 참일 수는 없으나 동시에 거짓일 수는 있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새왕의 방패라는 제목을 먼저 보니 창과 방패가 생각이 납니다. 영리한 취재를 통해 태어난 인물 도비타야 겐사이는 1000년에 이른다는 아노슈의 역사 속에서 천재로 불리우며 당대 최고라는 뜻의 ‘새왕’이라는 별칭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가 유일하게 후계자로 인정한 교스케는 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입니다. 아노슈의 임무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돌담을 쌓고 있습니다.
이런 아노슈에게는 아픔이 있습니다. 어린시절 어머니와 동생을 지키지 못한 상처를 가지고 있으며 지키지 못했다는 회한이 있어 돌담 쌓기를 통해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그와 맞은 편에 서 있는 겐쿠로도 아픔이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 우헤에는 활의 달인으로 끊임없이 연마하던 중 화승총에 맞아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아무리 활을 잘 쏘아도 총을 이길 수는 없음을 깨달은 겐쿠로는 최고의 총을 만들기 위해 철포 장인이 됩니다.
같은 상처를 품고 정반대의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은 역사적 분수령이 될 세키가하라 전투 전야의 오쓰 성에서 결전을 치룹니다. 돌담을 어떻게 쌓으냐에 따라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조그마한 역사적 단서 하나를 가지고 과감한 상상력으로 놀라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이마무라 쇼고의 작품입니다. 오쓰 성에서의 공방을 창으로, 그다음은 방패의 시선으로 독자를 바라보게 하는데 작품의 묘미가 있습니다. 평와의 질은 창이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방패가 결정하는 것도 아닌 사람의 마음이 결정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최후에 밝혀지는 새왕의 방패 실체를 만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