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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수명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4년 12월
평점 :
타인의 수명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은 책입니다.
전 국민에게 자신의 수명을 알려주는 측정기가 보급된다면 소설 『타인의 수명』은 이 기막힌 상상을 바탕으로, 삶의 가치와 죽음에 대한 인간의 본능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우리 사회의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불안과 욕망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세상이 올 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인생의 시작과 끝을 모르는게 인생이라지만 이제는 자신의 수명을 타인에게 나눠줄 수 있습니다. 단 조건은 한 사람만에게만 해당 됩니다. 4월1일 거짓말 같은 소식에 온 세상이 떠들썩 합니다. 시민들은 물론 의료계, 법학계, 문화계, 종교계까지 전문가들은 여러 목소리로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는 행위라며 반대 시위를 벌이는데 그 와중에도 호기심에 가득 찬 사람들은 처음 나오는 수명측정기를 빨리 받고 싶어서 새벽부터 대기 줄을 서는 진풍경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의외의 결과에 충격을 받아 삶을 비관하는 이들과 반대로 버킷리스트처럼 자신의 수명에 맞춰 미리 인생 계획을 세우는 이들도 있습니다. 정우가 가족들에게 수명 나눔을 거절 당하고 죽고 나서 친구 도훈은 절망에 빠집니다. 도훈의 세희와 결혼하고 나서 세희가 도훈에게 수명 나눔을 해달라고 하는데.... (스포금지)
삶은 이어진다. 누군가에게서 또 다른 누군가에게로.
“처음 알았을 땐 믿어지지 않았고, 그 다음에는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어. 관리만 잘하면 수명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하니까. 그래서 너한테도 미리 말하지 않았던 거야. 괜한 걱정 끼치기 싫어서. 미친 듯이 운동도 하고, 건강에 좋다는 건 다 챙겨 먹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해봤어. 그렇게 해서 수명이 조금 늘었는데..... .” ----p.17
주말에 한강에 가보면 사이클을 타거나 러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이 책은 놀랍기도 하고 좀 씁쓸했습니다. 자신의 생명 연장을 위해 타인의 수명을 탐하는 인간의 욕망과 증오심에 눈이 멀어 남편의 수명을 빼앗으려는 아내도 있지만 딸을 살리기 위해 아버지는 위험을 감수하기도 합니다. 수명을 사고파는 세상에 엇갈리는 천국과 지옥의 내용의 영화인 독일 영화 ‘패러다이스’가 생각이 납니다. 공학자 타이센은 남은 수명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해 생명공학 기업 에온을 설립해서 에온은 노벨상 수상자에게 수명을 연장해주는 내용입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나약하고 간사합니다. 원래 수명이 36세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나의 죽음이 빠르게 다가오는 것 같았는데 노력해서 수명이 조금씩 늘어나도 내 안의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 결과대로 36세가 맞다면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그날이 왔을 때 내가 진짜 죽으면 어떡할까 늘었다는 것을 측정기가 잘못 알려준 거라면... 생명의 가치의 소중함 독자에게 수명 측정기가 있다면 삶이 어떻게 변할지 생각해 보게 되는 흥미로운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