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1916~1956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1916~1956 - 편지와 그림에서 묻어나는 이중섭의 삶과 사랑
이중섭 지음, 박재삼 옮김 / 가디언 / 2024년 7월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1916~1956 편지와 그림에서 묻어나는 이중섭의 삶과 사랑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은 책입니다.

천재 화가, 국민 화가, 민족 화가, 한국 근대 미술의 선구자.

온갖 화려한 수식어가 앞에 놓이는 행복한 화가.

지독한 가난,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 쓸쓸한 죽음.

온갖 고통 속에서 예술혼을 불사른 불행한 화가.

이 책은 이중섭 유가족과 정식계약하고 검증받은 유일한 책으로 아내와 아이들을 향한 그리움을 꾹꾹 눌러 담은 편지와 대표작품 90편입니다. 이중섭이 직접 쓰고 그린 것을 김소월 서정주로 이어지는 한국 서정시의 계보를 잇는 시인 박재삼 시인이 번역한 특별하고 귀한 책입니다.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의 개정판으로 책에는 유화, 수채화, 스케치, 구아슈화, 은종이 그림 등 이중섭의 대표작품 90여 점과 더불어 1953년부터 1955년까지, 이중섭이 일본에 있던 아내 이남덕(마사코) 여사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이남덕 여사가 이중섭에게 보낸 편지, 이중섭이 결혼 전 마사코에게 띄운 그림엽서 등이 담겨 있습니다. 제삼자가 아닌 화가 이중섭이 직접 기술한 것을 고(故) 박재삼 시인이 아름다운 우리말로 다시 노래한 이 서간집에는 당시 이중섭의 궁핍했던 생활상과 아내와 아이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그리움, 예술에 대한 광적인 집착 등이 애처롭게 표현되어 있어 기대가 됩니다.

“너무너무 기다려서 어쩐지 당신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생각이 드는 때도 있어요. 이곳에는 당신의 남덕과 당신의 아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언제나 오실 수 있는지요...”

일본에 있는 아내 남덕으로부터 편지가 온 날이면 이중섭은 잠을 설쳤고 여비를 마련해 준다는 친구의 권유에도 서울가서 전람회 해서 부자가 되어 건너가야지 라며 새벽부터 담뱃갑은 박지에 그림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중섭 화가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 ‘황소’(1953) 입니다. 힘찻 붓터치로 그린 에너지 넘치는 황소의 모습은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재기하려는 한국인의 몸무림을 담고 있어 기억에 남는 작품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점은 일본인 아내 마사코여사와 주고 받은 수많은 편지들입니다. 전쟁중이던 1952년 극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리던 마사코 여사와 두 아들은 고심 끝에 일본으로 귀국합니다. 한일 간 미수료 상태였던 그 시절 이중섭은 아내 마사코(남덕)와 서신 교환을 통해 온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부인에게 보낸 편지는 1954년 11월에 쓴 것으로 아들 태현에게도 같은 시기에 보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태현이에게 내 귀여운 태현아, 잘 지내나요?” 로 시작하는 편지에는 아버지의 사랑이 많이 느껴집니다. 당시 어려운 시절에 이중섭이 일본으로 가는 길은 어려웠습니다. 이번 개인전만 성공하면 가족과 재회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고 가족의 사진과 편지가 그를 버틸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39세라는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건강이 악화되어 생을 마친 화가의 그림을 볼 수 있는 귀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