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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 - 청담 사는 소시민의 부자 동네 관찰기
시드니 지음 / 섬타임즈 / 2024년 11월
평점 :

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 청담 사는 소시민의 부자 동네 관찰기
명품 거리의 대명사 서울의 청담동! 뉴욕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인 맨해튼. 맨해튼 안에서도 가장 부자들이 모여 사는 어퍼 웨스트처럼 서울에는 강남이, 강남 안에는 청담이 있습니다.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셔도 왠지 품위가 있어 보이는 그런 곳이죠. 100만 조회수를 기록한 다음 브런치 화제작 ‘청담동 사람들은 명품을 안 입는다’를 책으로 만납니다. 《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은 시드니 작가는 제11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마지막으로 할 말 있나요》 이후 선보이는 두 번째 에세이입니다. 책 속에 담긴 청담동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집니다.
‘시작되었구나!’
말로만 듣던 엄마들의 모임이 시작된 것이다. 사실 작가는 엄마들 모임이란 공포의 대상이었고 한 번 발을 담그면 발을 빼기 어려울 정도로 중독적이고 생동감이 넘치나 결국 서로 질투하고 시기하다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걸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엄마들 모임에서는 최대한 다눈한 디자인의 편리한 옷차림과 에코백, 종종 꾸미고 나타나는 분들도 있었지만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머릿속으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사람 사는 곳이 청담동일뿐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을 두른 사람들은 대개 자신을 타인에게 과시하고 싶어 하는 경우라 저자가 경험한 청담동 사람들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혹자들은 청담동에 자리를 잡은 곳드을 폄하하기도 한다. 허세, 과시의 상징이 아니냐며, 그런 것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맑은 연못이라는 이름처럼 순수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P.147
나는 아직도 관자를 잘 먹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젠 관자의 존재가 좋다. 뽀얀 관자살처럼 속을 훤히 보여주면 이루지 못할 인연이 있을까. 관자가 이어준 인연을 영원히 잘 지키고 싶다. ---P.216
청담동 며느리들이 명품을 쫙 빼입고 우아하게 브런치를 즐길 것 같은 이곳에 부자도 아니고 며느리룩도 안 어울리지만 작가는 어쩌다 보니 ‘청담동 생활자’가 되었습니다. 청담에서 눈에 띄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살려 했으나 아이가 태어나고 기관에 다니자 어쩔 수 없이 청담동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합니다. 우려와 달리 작가가 겪은 청담동 사람들은 그간 머릿속에 그려온 부자들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자신과 자신의 브랜드에 집중하려는 사람들, 내면의 갈증을 해소해줄 샘물을 찾아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목도하면서 거기서 오는 자극으로 인해 저자도 안주하지않고 여러 도전을 하는 중입니다.
아이들도 전학을 가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듯이 이사를 해서 새로운 낯선 곳으로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익숙해지기까지의 일어났던 일을 쓴 에세이는 진솔하고 담백하게 독자에게 잘 전해집니다. 누군가를 알아가는게 피로하더라도 그 피로를 감수하면 엉겨 붙어 타인의 삶과 연결되고 덩어리가 된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덩어리는 어떤 강한 실보다 힘이 있고 아이가 커가면서 그 힘을 조금만 가져 보기로 결정합니다. 보여지는게 다가 아니다 라는 말이 실감나는 책이었습니다.
눈마음의 숨겨진 책방 서평단에서 제공 받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