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 / 가디언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양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게 하는 책

 

 

이 책은 제목만 보면 읽지 않는 책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 같으나 이 책을 읽어보면 저자는 그런 값싼 기술을 가르치고 있지 않고 과연 책을 읽었다는 것은 무엇이며 읽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인지, 또 우리가 모든 책을 다 읽어야 하는 시간적 낭비로 부터 벗어날 수 있게 모든 책을 다 읽지 않고도 우리들의 삶의 가치를 새롭게 창조해 나갈 수 있는 지혜에 관한 책입니다.

 

 

이 책은 강요가 아닌 자유로운 읽기를 통해 책과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는 책으로 만약 이 책을 읽는다면 사교 생활에서, 선생 앞에서, 작가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현명하게, 때론 뻔뻔하게 그래, 나 그 책 아직 안 읽었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프랑스 출간 즉시 독서에 대한 금기를 깨고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책 기대가 됩니다.

 



 

불완전한 독서와 비독서를 포함한 온갖 읽기 방식의 창조적 국면에 주목하는 책

 

 

저자는 파리 8대학 교수이자 정신분석가로 대학에서 문학을 강의하는 자신이 자주 펼쳐보지도 않은 책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독서를 신성시하고 어떤 책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그 책을 제대로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에서 비독서의 경험을 나누거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기란 상당히 어렵다고 말합니다. 독서를 즐겨하는 독자로서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기억 공백의 경험이 많은 몽테뉴는 우리가 만나본 어떤 저자보다도 독서와 비독서의 경계를 완전히 지워버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우리가 읽은 모든 책이 곧바로 의식에서 사라지기 시작하여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면 독서라는 개념 자체가 모든 타당성을 상실하게 되며, 펼쳐본 책이건 그렇지 않은 책이건 모든 책은 결국 다른 어떤 책과도 같은 것이 되어버린다.---p.87

 

 

독자가 텍스트를 만나는 경험은 독서비독서로 날카롭게 양분되는 것이 아니라 둘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해 있으며, 명확하고 동질적이기보다 기억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왜곡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불분명한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심지어 그 책을 통독하지 않거나 아예 펼쳐보지도 않는 것이 그 책에 대해 정확하게 말하기 위해 더 바람직한 경우도 있다고 말합니다.

 

 

책을 전혀 읽지 않는 비독서의 방식들은 아무리 많이 책을 읽는 독자라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책의 극히 일부분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독서란 곧 비독서이며 책을 전혀 읽지 않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책과 맺는 주된 관계로 보고 있습니다. 교양을 쌓았다는 것은 특정한 책을 읽었다는 것이 아니라 책들 속에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총체적 시각을 가지는 것이며, 그 책의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 할지라도 그 책이 다른 책과 관계 맺는 방식은 알고 있다는 뜻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비독서란 독서의 부재가 아니라 수많은 책들 속에 침몰당하지 않기 위해 그 책들과 체계적으로 관계를 맺고자 하는 하나의 진정한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비독서로 인한 문제에 봉착한 사람들이 문제를 잘 풀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독서 활동에 관해 깊이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를 소망한다고 했습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