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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차별과 혐오에 지배당하는가? ㅣ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 13
이라영 외 지음, 인권연대 기획 / 철수와영희 / 2024년 11월
평점 :
왜 우리는 차별과 혐오에 지배당하는가?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13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책은 권력, 정치, 장애, 인종주의, 오리엔탈리즘, 학교 인권 등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일곱 분의 인권 전문가들이 우리 사회가 어떻게 차별과 혐오에 지배당하고 있는지,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사회적 안전망이 해체되는 등 불안도가 높아지면서 이러한 사회적 불만을 소수자에게 돌리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1999년 창립되어 인권 운동을 활발히 벌여나가고 있는 ‘인권연대’가 2024년 1월 ‘차별과 혐오를 넘어’란 이름으로 진행한 강좌의 주요 강의 내용과 질의응답을 엮은 책입니다. 차별과 혐오가 심해지는 사회적 상황에서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볼 좋은 기회가 될 책으로 기대됩니다.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
세계 인권선언 제1조의 말로 사회적 편견과 낙인, 차별과 배제가 극단적 폭력으로 이어졌던 참담한 인권유린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인류의 소망을 담았다고 합니다. 인권은 인류 공동체가 실현해야 할 보편적인 규범적 가치로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우리 모두는 이러한 국제인권기준에 따라 혐오와 차별이 없는 세상에서 평등하게 기본적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책의 7인의 저자들은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사회적 안전망이 해체되는 등 불안도가 높아지면서 이러한 사회적 불만을 소수자에게 돌리는 차별과 혐오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극우 정치가 준동하고 우리의 일상생활이 혐오로 오염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감정으로서의 혐오에는 죄가 없지만, 혐오가 사회적 현상으로 확장되었을 때는 큰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사회가 임의로 자기 정체성을 상정하고 이에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배제하려고 들 때, 여기서 작동하는 혐오는 사회적 폭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해줍니다.
포퓰리즘이 뭘까요? 여러 정의가 있겠습니다만 간단히 말씀드리면 대중의 불만과 혐오를 자극해서 권력을 얻으려는 전략쯤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거 파시즘도 이러한 포퓰지즘 성격을 갖고 있었습니다. ---p.73
혐오를 막는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어요. 그런 말과 인식을 못하게 해야 돼요.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사회적으로 매장될만큼 지탄받아야 해요, ---p.161
역사적으로 혐오표현은 차별의 대상이 된 집단에 대한 부정적 관념이나 편견에서 비롯됩니다.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혐오표현은 개인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라는 인권의 기본 전제를 부정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차별을 악화시켜 민주주의의 기초인 다양성과 다원성도 위협하게 됩니다.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인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권은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합니다. 인권은 아는 것보다 실천이 중요한데 이를 실천하기는 어렵습니다. 인권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차에 타면 자연스럽게 안전벤트를 맵니다. 그 만큼 몸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처럼 인권도 혼자 지킬 수 없고 안전벨트를 맸다고 해서 모두가 안전한 건 아니라는 말입니다.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안전벨트를 자연스럽게 매듯이 인권도 자연스럽게 몸에 배야 합니다.
차별과 혐오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사회에 끼치는 해악도 동일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혐오차별에 대한 예방으로 인권을 배우고 인간 존엄성의 중요성을 알아야 하며 다른 사람의 권리도 소중히 여겨 인권 교육을 받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것을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방법에서 배우게 됩니다. 나 자신을 기준으로 삼고 장애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존재가 아니라는 점 나와 같은 욕구와 필요를 지닌 사람들이라는 점은 좋은 사례입니다. 과거에는 차별과 혐오를 완화하는 도덕적 장치들이 있었고 최소한 이것만큼은 지키자는 사회적 선이라는 게 있었지만, 지금은 ‘돈’이 거의 모든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되면서 양심이나 윤리를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하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국민과 공동체를 지켜야 할 정치가 오히려 혐오를 부추기고 선동하기도 합니다. 7인의 저자들은 사회적 현실이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지만 다른 사람을 차별하거나 혐오해서는 안 된다고 이 책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제공받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