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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조영주 지음 / 마티스블루 / 2024년 10월
평점 :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조영주 작가는 셜록 홈즈에 꽂혀 홈즈 이야기를 쓰다가 홈즈 패스티슈 소설 『홈즈가 보낸 편지』로 제6회 디지털작가상을 타며 소설가로 데뷔했습니다. 제2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예스24, 카카오페이지 등 순문학과 웹소설을 넘나들며 각종 공모전을 섭렵하다가 『붉은 소파』로 제1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본업이었던 바리스타를 졸업하고 전업 소설가로 거듭났습니다.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는 심장이 멈췄지만 죽기에 실패한 그녀가 도착한 곳이 은달이 뜨는 밤에만 열리는 카페 은달입니다. 미스터리 힐링 판타지 기대가 됩니다.
그녀는 보름달이 너무 밝아서 죽기로 결심했다. - 첫문장
심장이 멈췄지만 죽기에 실패한 ‘그녀’가 도착한 곳은, 은달이 뜨는 밤에만 열리는 카페 은달입니다. 그곳에는 맛있는 빵을 굽고 따뜻한 커피를 내리는 할머니가 있습니다. “가끔 새로운 길을 찾는 것도 좋아요.” 달빛 아래 시간이 멈춘 세상에서 길을 잃은 그녀에게 할머니가 손을 내밀며 말했을 때, 그녀는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사라진 할머니를 찾고 세상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하게 될 줄은. 빵을 구워야만 움직이는 카페 은달이 시공을 넘나들며 백 년 전 경성, 달의 뒷면 등 죽음의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그녀를 데려다 줄까요?
“전 그냥, 시간여행자일 뿐이에요. 정확히는 멈춘 시간만 여행할 수 있는 조건형 시간여행자일 뿐이죠.”
우리는 살다가 수많은 어려움과 난관에 부딪치게 됩니다. 때로는 다시 일어나 그것을 헤쳐 나가기도 하지만 매번 좌절할 때마다 모든 순간 모든 것들을 내려 놓고 싶다는 생각도 때론 들게 됩니다. 작품의 ‘그녀’ 또한 의자를 걷어찼으니 죽어야 했고, 나뭇가지에 걸린 로프를 찾아 올가미를 매었으니 죽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는 사실만 달라졌을 뿐 그녀는 죽지 않았습니다. 밤하늘에 빛나던 은달은 그대로였지만 아까까지와는 다르게 미묘하게 보였고 따뜻한 빛을 뿜고 있었습니다. 은달이 가지고 있는 미스터리한 일들이 이 작품의 묘미입니다. 사과꽃 파이는 그녀가 구웠던 그 어떤 빵보다도 우아하게 은달 카페를 띄우기도 하고 은달 카페가 땅에 착륙하기도 하는 등 다섯 번의 시간 여행 속 다섯 번의 만남으로 ‘그녀’는 자신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힘내라고 할 때 정작 당사자는 그 말이 쉽게 받아 들여지지가 않습니다. 어서 시간이 흐르면 좋겠다고, 그래야 죽는 일을 마칠 수 있다고 ... 신비로운 은빛 보름달이 빛나는 밤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은달로 하여금 다시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이 책은 독특한 시간여행이 될 수 있는 여행 판타지로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고 그 끈을 끝까지 손에서 놓지 않는다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내용이라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