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골동골동한 나날 - 젊은 수집가의 골동품 수집기
박영빈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9월
평점 :

“골동썰 풀고 갑니다!”
어느 젊은 골동품 수집가가 들려주는 슬기로운 골동 생활
‘실생활에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은 들이지 않는다’는 철칙 아래 저자는 고려청자 다완에 담아 차를 마시고, 원나라 때 백자 향로에 향을 피우고, 일제강점기 때 촛대에 초를 꽂아 불을 밝히는 요즘 보기 드문 특별한 사람입니다. 이 책은 골동 분야에서는 보기 드문 90년대생 수집가가 풀어놓는, 골동과 함께하는 일상으로 가득한 책입니다. 가까운 지인이 골동품에 취미가 있어 수집하고 있는데 특별한 물건은 아니고 오래된 옛날 물건입니다. 남들이 사용하고 버렸을 법한 물건을 수집하는 이유는 어린시절 향수를 자극하고 추억을 기억하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스스로를 ‘골동 덕후’, ‘프로 골동러’라고 부르는 한 젊은 수집가의 골동품 수집기 《골동골동한 나날》이 그래서 독자에게는 좀 특별해 보입니다.
고미술품이란 사실 그 가치만으로 이야기해야겠지만 기물이 가진 내력이나 얽힌 배경을 알게 되면 전설 따라 삼천리처럼 흥미진진하고 그 기물의 가치가 돋보여 다시 보게 됩니다. 관심있게 읽은 부분은 산스티어로 저편으로 건너가다라는 뜻인 따라보살은 중생의 여러 고통을 신속히 구조하는 본존으로 인도 불교와 티베트 불교에서 매우 대중적인 신앙의 대상입니다. 티베트 불교 설화에 따르면 관세음보살이 중생들의 고통을 보고 연민의 눈물을 흘렸는데 오른쪽 눈에서 떨어진 눈물에서는 푸른 연꽃이, 왼쪽 눈에서 떨어진 눈물에서는 흰 연꽃이 피어났고 각각 녹색과 백색의 몸을 가진 따라보살이 여성의 모습으로 출현했다고 합니다. 불교의 보살은 여성적으로 그려질 뿐 성별은 남성인 것이 인도 불교의 전통이고 따라보살과 같이 여성의 모습을 한 보존들은 엄연히 따로 모셔집니다.

골동을 곁에 두고 산다는 건.
골동골동한 나날을 보낸다는 건.
단순히 옛 물건들을 진열해 두고 바라보는 것만은 아니다.
기물들이 현대의 일상 속에 사용되며
나와 같이 호흡하는 시간들을 두고
나와 같이 호흡하는 시간들을 두고
나는 골동골동한 나날이라 부른다.
SNS(구 트위터)에서 ‘연근들깨무침’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저자 박영빈은 이 책에서 골동의 매력에 빠져 골동품을 수집하게 된 이야기부터, 그렇게 모은 골동들과 그것들을 수집하면서 겪은 일들에 대해,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맺게 된 인연들과 느꼈던 감정들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놓고 있습니다. 또한 골동품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 처음 보는 기이한 물건들에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질리지 않고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한 끗 차이다. 기물이 가진 선 하나, 각 하나 차이로 그 기준이 갈리기 때문이다.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며칠 사이로 질리는 게 있고, 아무리 투박하게 만들었어도 볼수록 매력적인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p.307
차를 우리는 찻주전자를 일컫는 통칭, 보통 ‘다관’이라고 하고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사발은 ‘다완’이라고 합니다. ‘대모’는 대모거북이라 불리는 매부리바다거북의 등딱지를 말합니다. 여러 가지 물건 가운데 변변하지 못하고 너절한 것을 ‘섭치’라고 하는데 골동에서는 뜻 그대로 값이 많이 나가지 않는 하룸, 혹은 좀 더 넓은 의미로 가품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책에는 이렇게 공동을 정리해 줍니다. 취미를 넘어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이 된 골동과 함께하는 삶을 유쾌한 가락으로, 그러면서도 진심을 담은 진지한 어조로 독자들에게 전하는 특별한 책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