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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 - 2024 뉴베리 아너상
에린 보우 지음, 천미나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8월
평점 :
2024년 뉴베리 아너상(Newbery Honor) 수상작
“그런데 난 왜 기적을 얻었을까?”
엉뚱하게 유쾌하다가, 울컥 눈물짓게 하고 비극적이면서 사랑스러운데 반전의 큰 감동과 마지막 여운까지 완벽한 책 <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는 사이먼이 밝히고 싶지 않았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개되는 스토리와 섬세하게 잘 짜여진 표현과 대사, 행동이 사이먼의 내면을 잘 그려내고 여운을 주게 되는 2024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으로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던 그때는 겨울이었고 착륙할 당시는 새벽녘이었는데 눈밭에서 하얀 눈안개가 피어오르고, 언덕의 소나무들은 시커먼 데다, 눈안개와 비탈진 검은 언덕 위로 삐죽 솟아난 그것들은 무엇이었을까요? 어린이 창작 동화 열두살 사이먼 오키프의 우정의 힘과 폭력의 세상에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용기의 이야기로 시작부터 궁금한 책입니다.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던 그때는 겨울이었다. 착륙할 당시는 새벽녘이었는데 눈밭에서 하얀 눈안개가 피어오르고, 언덕의 소나무들은 시커먼 데다, 눈안개와 비탈진 검은 언덕 위로 삐죽 솟아난 그것들은…. 뼈대는 롤러코스터처럼 복잡하고 키는 등대만큼이나 큰, 백골처럼 허연 안개 속 유령들. 아니, 전파 망원경이었다. 우주로부터 희미한 전파 신호를 탐지하는 장치. 그앤베, 혹은 반경 50킬로미터 안에 살겠다고 동의한 사람은 외계 전파 신호 탐지를 방해할 수 있는 그 어떠한 전파도 방출해서는 안 된다. 그 얘길 처음 듣고 난 이렇게 해석했다. 라디오가 없겠네. 실제로 그렇다. 그런데 텔레비전도 없고 휴대 전화도 없고 전자레인지도 없고 인터넷도 없다.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난 이렇게 생각했다. “완벽해.”
“야, 넌 왜 이리로 이사를 왔어?” 선생님이 대신 답했다. “그게… 사건이 하나 있었어요.” 내가 끼어들었다. “알파카들 때문에 쫓겨났어. 사연이 좀 길어.” 열 사람도 넘게 너도나도 손을 들었고, 조금 전 초록 머리 남자애가 다시 말했다. “뭔데, 말해 봐!” “사이먼.” 나를 부르는 선생님의 목소리는 당장이라도 동정심이라는 웅덩이 속으로 스르륵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무슨 말이 됐든 선생님이 입을 열기 전에 내가 빠르게 선수를 쳤다. “또 있어. 우리 엄마가 ‘도살장 아들들’을 샀거든. 오래된 장례식장 알지? 농담 아니야. 그 장례식장 이름이 진짜 그래.”
전파 망원경의 수호성인은 있을까?
낙하의 수호성인은 있을까?
베프의 수호성인은 있을까?
문득 그 답이 궁금해졌습니다.
인터넷, 와이파이, 스마트폰이 금지된 세상 생각만 해도 아찔한대요. 모든 전파가 금지된 마음 그앤베로 사이먼 가족이 이사를 오면서 벌어지는 풍부한 유머와 활기 넘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느슨해진 몸과 마음에 활력이 생기게 하고 상상력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만드는 에린 보우의 작품이었습니다.
이 책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 협찬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