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다카세 준코 지음, 허하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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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야. 샤워 못하겠어. 그냥 너무 싫어.”

어느 날부터 남편이 씻지 않는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 다카세 준코 화제의 대표작! <샤워>는 흥미로운 작품입니다.이쓰미와 겐시는 도쿄 도심에서 생활하는 삼십대 맞벌이 부부입니다. 퇴근 후 각자 사 온 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한 뒤 함께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잠드는, 마치 잔물결만큼의 변수도 없는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몸을 씻기 싫다는 남편 겐시의 말이 일으킨 파문에 아내 이쓰미의 일상이 물결치기 시작합니다. 왜 겐시는 갑자기 샤워를 하지 않게 되었는지 이유가 너무나도 궁금한 책입니다.

 

 

목욕은 이제 안하려고.”

안 한다고?”

 

 

남편은 조금 늦은 신년회 자리에서 입사한지 몇 년 안된 후배에게 물세례를 맞고 집에 돌아와 젖은 셔츠에서 난 소독약 냄새를 맡습니다. 그날 이후 물에서 냄새가 난다고 샤워를 포기 합니다, 이야기는 이것에서 발달되어 자신의 체취가 심해지는 걸 알면서도 몸에 수돗물을 묻히기 싫어졌다며 끝내 씻기를 거부하는 남편을 보며 아내 이쓰미는 난감하지만 혹 상처를 줄까봐 직설적인 말을 하진 못합니다.

 

 


결혼하는 편이 좋으니까 결혼했고 아이가 있는 편이 좋으니까 가지려고 했지만 생기지 않는 부부는 둘이서 사이좋게 산다는 선택을 하는 편이 좋으니까 그렇게 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나열해보면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듯 보이겠지만 심사숙고해서 고르지 않았다고 다 틀린건 아닙니다. 수없이 많은 선택지가 존재하는 인생에서 여기까지 쭉 더듬어가며 걸어온 이 당연해 보이는 길은 어느 누가 소꿉장난 같다고 할 수 있을까요. <샤워>는 남편이 어느날 부터 몸을 씻지 않게 되면서 일어난 일입니다. 남편이 갈 정신과를 알아보다 그만두고 냉정한 말을 서슴치 않는 시어머니와도 거리를 두면서

찬물로만 씻는다는 소리니?”

아뇨..... 비 오는 날에, 빗물로요.”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라도 했을까. 버린다기보다 원래 강에 있던거니까 되돌려 놓고 온다는 물고기 다이후짱이제 남편은 거의 매일 강으로 미역을 감으러 갑니다. 이제 남편에게 비누는 더 이상 필요가 없습니다.

 

인생의 예기치 못한 일을 겪으면서 그래도 누구보다 남편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이쓰미의 마음씨가 엿보입니다. 씻고 안 씻는 문제는 개인의 자유이나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에게는 선택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미친다는 것은 감정이 폭발한 다음에 있는 걸까? 괴로움으로 가득차거나 슬픔에 빠져 견딜 수없거나 하면 머릿속이 오로지 그것에 지배되어 감정을 떨쳐낼 수 있는 것일까 남편은 그렇게 보이지는 않지만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감정이 폭발하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일, 겐시의 직장에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서 일은 하고 있지만 겐시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 지금까지 당연시 되어 왔던 일 샤워를 하지 않음으로써 발생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작가는 예리하고도 서늘하게 표착해 내서 독자에게 공감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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