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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ㅣ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23년 4월
평점 :
사피엔스를 이끌어가는 세 가지 키워드가 있다. 힘, 통합, 행복.
AI시대는 이미 시작이 되었고 우리는 오래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래 사는 인류는 오래 일을 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이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사피엔스는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지은, 인류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룬 인문학 책입니다. 당시 무명의 역사학자가 쓴 책임에도 출판 이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등 많은 유명인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피엔스(Sapiens)는 하라리가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에서 진행했던 강의를 바탕으로 2011년 이스라엘에서 히브리어로 처음 출판되었으며 영문판은 2014년에 출판되었으니 꼭 십면이 되었습니다. 반가운 소식은 벽돌책이 무겁고 부담스럽다면 김영사에서 나온 <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 시리즈는 이 책을 좀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1부 인지혁명을 시작으로 농업혁명, 인류의 통합, 과학혁명으로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생물학 역사의 관점에서 불과 수 십만 년 전만 해도 지구상에는 다양한 "인류"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날 '사피엔스'만이 지구상에 살아 남아 번성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발 하라리는 그 비결을 인지혁명이라 명명한 변화에서 찾습니다. 인지혁명이란 약 7만 년 전부터 3만 년 전 사이에 출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말하는데 관념 즉 상상력에서 인지혁명이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공통된 것을 믿고 협력할 수 있는 힘 우리는 갖고 있습니다.
농업혁명은 농사를해 잉여 식량이 생겨 기술, 문화, 문자들이 발전을 했지만 동시에 농업 이외에도 목축을 해야 하며 분쟁이 생겨 보호해 줄 군대를 키워야 하고 이러면서 계급이 생겨 억압이 생겨 업무량은 늘어났고 강제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꼭 농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 사람들의 노동을 보면 과학기술은 매우 발전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하루 8시간 이상 근로를 해도 모자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인플레이션이 증가합니다. 결국 보유한 것이 많아질수록 인류는 더 일을 해야 하는 다소 황당한 상황에 처했는데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1세기로부터 약 500여년전, 인류는 자신이 아는 것이 없다는 무지를 인정하고 물리학, 수학 등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결과 폭발적인 과학과 혁명의 발달 시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신무기의 개발, 의료의 발달, 정복전쟁의 반복을 통해 인류는 크게 진보하였습니다. 코르테스와 피사로의 아즈텍과 잉카 정복 과정 이래 인류는 지식과 과학기술, 체계화된 시스템의 존재 여부에 따라 그를 가진 민족은 지배계층이 되고 그를 갖지 못한 민족은 피지배계층으로 전락하는 제국주의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자본주의의 발달과 산업혁명을 통해 인류는 과거 수백만년 동안 있었던 모든 진보를 합친 것 이상으로 성장한다. 불과 2세기 만에 가족과 공동체가 수행하던 전통적 기능은 국가와 시장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인류는 오펜하이머를 필두로 1945년 원자폭탄을 만들어내면서 이후 핵무기라는, 자신들의 터전인 지구조차 끝장낼 신의 영역에 접근하게 된다. 끝으로 최근 들어 발달하기 시작한 생명공학과 공장식 가축 생산의 생명 윤리문제와 그 위험성에 관하여 경고하며, 앞으로의 인류는 사피엔스가 지구상의 생태계에서 더욱 막대한 힘을 쥘 것임을 예견했습니다.
이 책은 방대한 지식과 통찰이 더해져 흥미롭게 쓴 내용으로 이 책의 백미는 호모 사피엔스라고 하는 인류의 한 종이 어떻게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는지의 역사를 광대한 시각과 흥미롭고 논쟁적인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데 있다. 그와 동시에 인공지능 등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전환점에 서게 된 인류의 미래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해 보게 했다는 것도 인기에 기여했다 할 것이다. 학계에서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 이 책은 학술적인 논문 수준으로 뭔가를 제시하려고 쓴 책이 아닌 대중을 위한 인문학 서적으로 학계에서 다루지만 사람들은 잘 모르는 내용들을 소개하는 책이기에 학계에 있지 않은 새로운 내용이 있는가 하는 것은 책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오랜만에 이 책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저자는 독자에게 큰 그림을 제시하는 사상가로 나는 누구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묻게 됩니다. 인류가 계속 성장하고 발전할 것인지 아니면 멸종할 것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듯이 유전공학과 생명공학 기술의 혜택을 받아 인간의 생리 기능, 면역계, 그리고 수명까지도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측 했습니다. 새로운 문명의 표준이 어디를 향하는지 산업, 투자, 교육의 변화와 소비와 마켓의 혁신까지 AI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곧 다가올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면 한번 읽어 보는 것도 좋을거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