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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대각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평점 :
탁월한 이야기꾼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빚어낸
인류의 미래를 건 치열한 한 판 승부
체스를 다룬 유명한 영화 ‘퀸스 갬빗’이 있었습니다. 체스판 위에서 펼쳐지는 진기한 게임의 묘미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번 베르나르의 신작은 ’체스‘입니다. 언제나 기상천외한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안겨 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신작 소설 『퀸의 대각선』으로 찾아왔습니다. 개인의 뛰어난 역량이 인류 진보의 원동력이라고 믿는 모니카와, 함께 뭉친 집단이 역사를 움직인다고 믿는 니콜, 두 여성이 국제 정치 무대에서 격돌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흥미진진한 작품입니다. 과연 인류의 미래를 건 한판 승부에서 둘 중 최후의 승자가 되는 건 누구일지 추리해 가면서 읽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너는 폰들을 전진 배치해 벽을 쌓아서 상대를 압박하는 전략을 주특기로 삼을 것 같구나. 나 역시 선호하는 좋은 전략이지. 간밤에 네 눈으로 확인했겠지만, 폰들이 힘을 합쳐 단결하면 제아무리 강한 상대 말도 맥을 못 추게 돼. 가장 약한 폰들이 가장 강력한 퀸과 킹을 무너뜨리고 말아. 끝내 민중이 승리한다는 뜻이지 ...P.55
18세가 되어 잉글랜드에서 체스로 대결하게 된 두사람은 서로를 알아보며 약점을 공략하여 승리하는 사람은 누가 될까요? 시상식이 열리던 시각 IRA(대영테러조직)의 폭탄테러 협박전화가 있었다는 통보와 함께 대피 소동이 얼어나는데... 밀려가는 군중 속 모니카는 정신을 잃고 그녀의 어머니는 군중에 깔리고 마는데...
18세에 양도 사람도 죽여 본 니콜은 본인이 양떼를 이끄는 목동이 된 듯 뿌듯함을 느낍니다. 인상깊은 장면은 양치기가 휘파람을 불자 개가 양 떼를 한쪽으로 몰기 시작합니다. 양들이 걸음을 멈추고 차분해지더니 철책 안으로 천천히 들어갑니다.“저 양들을 잘 관찰해 두렴. 네 스승이니까. 양들은 무리를 이룰 때 한 마리의 지능을 단순히 합한 것보다 훨씬 높은 지능을 발휘한단다.” 인간과 개가 양들을 이끌어 준다는 말, 겉 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됩니다. 스스로 의식하지 못할 뿐 저 양들이 집단 지성으로 개와 인간을 이끌어 줄지도 모릅니다. 양들이 인간을 이용한다니 <양 떼 권력론>에 흥미가 생기는 대목입니다. 양들의 권력이 바로 집단 지성에서 나온다는 결론입니다.
혼자 있기를 두려워 하는 오토포비아 증세가 있는 니콜은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결속된 집단이라고 믿는 반면 인간 자체를 혐오하는 안트로포비아 환자인 모니카는 개인의 뛰어난 역량이 인류 진보의 원동력이라 확신하게 됩니다. 둘의 관계는 실제 역사 속 인물인 브루니킬디스와 프레데군디스의 악연과 닮아 있었습니다. 현대사의 큰 사건들, IRA 무장투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소련 붕괴, 이란 핵위기와 9.11 테러까지 퀸의 대각선에 등장합니다. 격동하는 세계 정세의 긴장감을 두 주인공으로 소설로서 긴장감과 박진감을 독자에게 선사해 줍니다. 부지런한 글쓰기로 꾸준히 새로운 작품을 독자에게 다가오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 개미를 시작으로 천사들의 제국, 뇌, 나무, 인간, 신, 고양이 등 수많은 작품이 있습니다. 대부분 등장한 고양이가 출연하지 않는 작품 <퀸의 대각선> 승부의 세계와 함께 하는 개인과 집단의 힘 최후에 역사의 키를 쥐는 주인공은 누구일지 2권으로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