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 시인이 관찰한 대자연의 경이로운 일상
니나 버튼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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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문명의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삶과 같이 했습니다. 오늘날 환경 문제가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부상함에 따라 우리는 인간과 동물 그리고 자연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지속 가능한 공존의 길을 모색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스웨덴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니나 버튼은 1946년생으로 평생 글을 쓰는 삶을 살아 왔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한적한 시골에 있는 별장을 개조해 그곳에서 집필 작업을 하기로 결심했는데 오래도록 비어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무수한 생명이 그 낡은 공간에서 활기차게 지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시인이 관찰한 대자연의 경이로운 일상

 

 

생물학자 토머스 헨리 헉슬리는 1868냔 겅령 뼈대를 연구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그의 저녁 식탁에 칠면조의 다리를 보며 칠면조의 허벅지 뼈와 실험실에서 본 뼈가 얼마나 비슷한지를 알아차리고 크게 놀랐다고 합니다. 그후 유전자 분석을 통해 그의 견해가 맞았음이 증면되었고 닭과 칠면조는 진짜로 공룡의 가장 가까운 친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인간이 생물과 가까이 지내는 것에 새삼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생명력을 뽐내면서 자연스럽게 새부터 벌, 개미, 다람쥐, 여우, 물고기, 고래, 나무, , 풀에 이르기까지 주변의 동물과 식물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에모크리토스는 나무는 뇌를 땅에 두고 거꾸로 서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피타고라스는 나무의 영혼도 환생을 한다고 믿었고 그래서 콩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식물이 이동할 능력이 없다는 데 집착한 나머지 열등한 영혼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소위 범심론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의식을 지니고 있다고 여긴 반면 르네 데카르트와 같은 합리적 이성주의자는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물의 영혼이 없는 기계로 간주했다. ---p.296

 

 

서울 도심에 살면서 동,식물을 자주 접하기는 쉽지 않지만 집 주변 공원에만 나가 조금의 관심만 있어도 각종 새들과 벌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책에서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뿌리를 내리고 사는 식물이 사랑을 이루려면 전령이 필요하고 벌의 삶에서는 털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말벌의 먼 조상이 꽃가루를 모르겠다고 결정하기 전까지는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로 운반하려면 바람의 도움이 있어야 하지만 바람은 변덕스럽고 높은 곳으로만 다니기에 아주 적은 양의 꽃가루가 목저지까지 닿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을 만들어 내야 하므로 곤충이 훌륭한 전령 노릇을 해야만 했습니다. 벌이 비행을 하는 동안 끝이 갈라진 벌의 털에는 양전하가 생기고 그들이 방문하는 꽃에는 음전하가 흐르고 있어 벌과 꽃 사이에 작은 전기장이 형성되어 둘의 만남을 열정적으로 이어 준다고 합니다.

 

지난 50년간 평균 해수면은 10센티미터 가량 상승했고 그 절반 정도는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생긴것이고 육류 생산량은 세배나 늘었고 도살되는 돼지 또한 세배나 늘었습니다. 그리고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의 3분의 1 가량은 분쇄되어 양식장의 물고기 먹이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독자가 어렸을 때 살았던 때와 지금의 지구는 많이 달라졌고 삶은 매 순간 시시각각 변하고 가만히 머물지 않습니다. 우리가 편안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서식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동식물 가까이에 살면 자연으로부터 배운 삶의 태도가 바뀌게 될 것입니다. 무분별하게 훼손되는 산림으로 인해 동 식물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새로 태어나는 것이 자연이라고 하지만 언제까지 우리에게 제공해 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작가는 시인이자 에세이스트로 부드러운 문체로 쉽데 다가가게 글을 썼습니다. 풍요로웠지만 지구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대자연의 경이로운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식량, 기후변화 그리고 희망에 관한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물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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