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제주 - 일 년의 반은 제주살이
엄봉애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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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감동이 있는 은퇴부부의 티키타카 제주생활 이야기

 

 

이 책은 제주살이를 꿈꾸는 사람, 공감과 웃음과 위로가 필요한 사람, 어딘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 은퇴자나 독자처럼 예비은퇴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때로는 여행 같고 때로는 일상 같은,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제주살이 누구나 한번쯤 꿈꿔온 일이지만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좋아하는 여행은, 멋진 곳을 찾아다니는 게 아니라 여행하는 과정 중에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만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지친 일상에 따뜻한 위로가 되는 <아무튼, 제주>입니다.

 

 

저자의 남편 친구가 제주로 초대를 해서 레지던스 호텔을 하나 얻었는데 78일 같이 지내자고 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술 한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주에서 한달살이를 해보면 어떻지 물어봅니다. 이런 제안을 들었을 때 지금 생활을 모두 접고 흔쾌히 승낙하기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삶의 모습도 휴식의 형태도 다른 공간에서 잘 살아낼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지만 1.5룸에서 시작하는 제주살이는 어쨌든 부럽습니다.

 

 

내 몸에서도 새것들이 자라는구나.’ 매일 조금씩 늙어가는데도 새로운 무엇들이 자꾸만 자라나, 거기에 비례로 생명에 대한 기쁨과 기대들도 자꾸만 자라났다.

 

 

서귀포시를 벗어난 위미 라는 동네 십분만 걸으면 집뒤로 바다가 있고 동네는 한적하며 대추야자나무가 늘름한데 그 나무들이 시침을 뚝 떼고 하와이인척 서 있다. 검은 화산석을 쌓아올린 담 뒤로는 채송화가 알록달록 통통하게 피어있고 조금 비싸긴 했지만 조용해서 좋다며 반기고 하던 일들에게 잠시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졌으면 생각하면 또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며 집착을 잠시 내려놓는다.

 

 

가진 게 너무 많으면 모두를 그 자리에 두고 쉬이 떠날 수 없다.”

 

한달살이를 하며 공간이 좁은 집에서 생기는 이런 저런 사소한 갈등쯤이야 웃으며 넘겨 버릴 수 있는 여유가 있을 것입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잠시 한 달 내려놓는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



기를 쓰며 돈을 벌고 경쟁에서 이기고 셈을 아끼고 할 필요가 없는 삶, 누구나 한번쯤 꿈꿔온 삶입니다. 숲을 걷고 바다를 따라 걸으며 느리고 소박한 삶을 누릴 여유가 우리는 충분히 있습니다. 재미있는 부부의 제주 한달살기가 지친 일상에 위로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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