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시메노 나기 지음, 박정임 옮김 / 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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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전철에 고양이가 있다면 그건 틀림없이 고양이 배달부니 부디 봐도 못 본 척 내버려 두라고 하네요. <구인? 공고> 마음을 배달해 줄 고양이 배달부를 모집합니다. 업무시간은 미정이고 출근시간은 마음내키시는 대로 카페퐁에서 만남과 이별 생과 사가 엇갈리는 갈곳 잃은 당신의 마음을 특별한 고양이가 대신 전해줍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 보내는 일이 있습니다.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19년의 묘생을 마치고 세상을 떠난 고양이 후타어느날 일을 찾아 저승을 어슬렁거리던 후타의 눈에 임무를 다섯 번 완수하면 보고 싶은 이를 만나게 해주겠다는 공고가 눈에 들어옵니다.

 

 

부모는 아이의 행복을 바라고, 아이는 부모를 안심시키고 싶어한다. 그것은 인간이나 고양이나 마찬가지다.---p.116

 

 

가슴 찡한 다섯 편의 에피소드 사이에서 통통 튀어 다니는 고양이들은 특유의 매력으로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내고, 절망을 희망으로 반전시키는 낙관적인 순간들을 선사해줍니다. 더불어 새끼 때 버려진 유기묘 출신 후타를 비롯해 길에서 운명을 달리한 카오스 고양이, 병원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은 니지코 씨의 반려묘 등 현실감 높은 고양이들의 서사는 이야기의 입체감을 높이는 동시에 현대인들의 삶에 어느새 깊숙하게 침투해 있는 반려동물의 존재감을 돌이켜 보게 만듭니다. 스무 살 생일을 맞은 후ᄐᆞ는 다섯 번의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 ...

 

 

반려동물 수가 800만이라고 합니다. 개와 고양이가 가족과 같이 생활하는 가정이 늘면서 반려동물과의 애틋한 추억이 많을 것입니다. 좌절이 없었던 인간과 실패나 후회를 경험하고 기억하는 인간, 티끌 하나 없는 아름다움을 이길 수는 없다고 하지만 상처를 극복한 인간에게는 그 이상의 강인함이 있습니다. 오치아이 도오루도 그런 교사였다면 모든 아이의 존경을 받았을 텐데. 카오스 고양이의 등에 남은 상처를 바라보면서 생각합니다.

 

 

 

사람이나 동물이 죽으면 별이 된다며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하는데, 사실 그들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는 출입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 잇닿아 있다. 의외로 쉽게 오갈 수 있는 것이다.

--- p.9

 

의뢰인이 원하는 상대에게 찾아가 꼬리 끝에 묻혀 온 그들의 말이나 마음을 그곳에 슬쩍 문지르는 것이 후타가 하는 일의 핵심이자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저승에서 죽은 이의 주소지를 찾는 일부터, 이승의 지하철과 택시를 오가며 미행하는 일까지. 고양이의 몸으로 해내기 벅찬 일투성이지만 전력을 다해 뛰어다니기 시작하면서 후타는 점차 인간사의 복잡미묘한 상황들을 헤아릴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을 보면서 사랑하는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잘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인에게는 친절하지만 가족들에게는 그렇지 못했던 자신도 돌아보게 됩니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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