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당 (무선) - 개정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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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은 자신의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 비로소 타인의 세계의 목소리를 듣고 또 그 목소리를 통해 뭔가를 보게 된 사람들을 다룬 문학 단편집입니다. 1938년 미국 오리건 주에서 태어난 레이먼드 카버는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단편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편소설의 대가 안톤 체호프에 비견된다고 평가를 받았고 미국 단편의 수준을 한차원 높였다는 찬사도 받은 작가입니다. 말년에는 많은 인기를 누리며 작가로서 행복한 삶을 누렸습니다. <대성당>1983년에 전미비평가 그룹상을 받는가 하면 퓰리처상의 후보에 오르는 기엄을 토한 훌륭한 작품이고 독자가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나라는 남자입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데 어느 날 아내의 옛친구는 로버트가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선천적 시각장애인으로 추정되고 로버트는 뷰라라는 여자와 결혼 했지만 최근에 사별했습니다. 로버트는 과거 주인공의 아내가 시애틀에서 그에게 보고서나 사례연구를 읽어주는 일을 하면서 친분이 쌓이게 됩니다. 아내와 로버트는 서로 목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마치 편지처럼 주고 받으며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관계를 유지 합니다. 아내는 주인공과 결혼하기 전 공군 장교와 결혼 했었지만 군인의 직업적 특성상 계속 임지를 옮기는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전남편을 따라 계속 거주지를 옮겨 다니던 아내는 외로움을 느꼈고 이를 견디지 못해 자살시도를 하는 등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다가 이혼한 후 현재의 주인공을 만났습니다. 로버트는 주인공 아내가 자신의 일을 도와 주다가 뷰라라는 여성과 결혼했지만 뷰라라는 얼마 안되어 암으로 사망하면서 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그 맹인이 그녀를 묻어야만 했다. 그 박복한 여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채로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이야기였다. 여기까지 듣게 되자 그 맹인이 약간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여자가 살았을 삶의 행로가 얼마나 가엾은 것인가를 생각하게 됐다. 사랑하는 사람의 눈 속에 비친 자신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여인을 상상해 보라. ---p.293

 

 

주인공은 로버트가 일반적인 시각장애인과 달리 검은 안경이나 지팡이를 쓰지 않는 것을 보고 의아해 합니다. 아내는 반갑지 않은 손님을 술과 담배를 권하며 그를 극진하게 대접했습니다. 로버트와 아내는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워하고 주인공은 어색한 분위기 때문에 그 자리에 끼기 어려웠습니다. 이해는 안되지만 손님이 방문한 시각에 아내는 잠깐 잠이 들어 남편과 손님의 둘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TV에서는 유럽 각국의 대성당을 보여주며 설명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었고 주인공은 로버트에게 대성당을 설명해 주려고 하는데 그것은 앞을 보지 못한 로버트에게는 한계가 있었고 주인공이 설명을 포기하려는 찰나 로버트가 종이 뒤에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합니다. 주인공이 그림을 그리는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어 감각적으로 형상화 하려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그림을 다 그리자 이번에는 로버트가 그림을 손으로 더듬어가며 주인공의 그린 대성당의 모습을 이해하고 잘 그린다고 칭찬을 합니다. 독자는 이 장면에서 놀랐고 가장 좋았던 장면입니다.

 

그는 주인공에게 대성당 근처에 사람이 없는게 이상하다며 사람들을 그려 보라고 하는데 눈을 감고 그려보라고 합니다. 주인공은 그가 시키는 대로 눈을 감고 그리고 로버트는 움직이는 주인공의 손가락을 만지며 그림을 느낍니다. 그림을 다 그리고 로버트는 눈을 뜨고 그림을 보라고 하지만 웬지 주인공은 눈을 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눈을 뜨지 않습니다. 그림이 대단하다고 대답하며 이 소설은 그렇게 마무리 됩니다.

 

 

주인공과 로버트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난생처음 시각장애인을 대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반기지 않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을 한번도 가까이 대해본 적이 없는 그는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눈이 멀었다는게 뭘까 생각해 보면 영화에서 본 것들만 떠오른다 영화에서 맹인들은 천천히 움직이고 웃는 법이 없었다.”그런데 막상 로버트를 만나자 지팡이나 검은 색안경 등 그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다른 로버트의 모습에 놀라며 아마도 로버트의 외모에서부터 편견이 깨지기 시작했을 주인공은 그와 함께 단 둘이 남겨진 TV를 보게 되면서 전혀 예상치 못한 구도로 관계가 만들어 집니다. 주인공과 로버트는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 사람이 시각장애인을 도와준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도리어 로버트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주인공을 격려하면서 마치 그가 주인공을 도와주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멋지군.” 그가 말했다 끝내줘, 정말 잘하고 있어.” 그가 말했다. “자네가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을거야 하지만 할수 있잖아, 그렇지?”보통 사람인 그가 시각장애인으로 부터 들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표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 칭찬을 해주며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이러한 서로 역전된 관계를 통해서 작가 레이먼드 카버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람은 누구나 도움을 필요로 하고 누구나 도움을 줄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격려가 필요한 존재라는 점 그리고 누구나 다른 사람을 격려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외적인 조건과 상관없이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도움과 격려를 요청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줍니다. 요즘 유튜버 중에 18세에 희귀질환으로 시각장애를 갖게 된 유명인이 있습니다. 장애인을 대하는 시선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땅에서 시각장애인으로 산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라는 가슴 아픈 말도 있습니다. 이 책에 장애인과 일반인이 교감을 하는 장면이 아름다운 이유입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과 로버트가 함께 그리며 교감을 나누는 대상이 장소가 대성당이라 의미를 두고자 제목이 된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작가의 다른 작품을 더 접해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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