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들마치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6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평점 :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1.
<미들마치>는 로맨스 소설이 비워둔 결혼 전후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파헤진 조지 엘리엇의 대표작이며 빅토리아 시대를 총체적으로 담아낸 최고의 풍경화로 타임 선정 역대 가장 사랑받은 소설 10위, 가디언 선정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 100권, BBC 선정 가장 위대한 영국 소설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6.437번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난 여자라서 좋은 일을 할 수 없으니 그 가까이에 이르려고 늘 애써요.” -보몬트와 플레처<처녀의 비극>
주인공 도러시아 브룩은 당대의 사회 규범 또는 제도적 제약 때문에 여자로서는 해내기 어려운 학문적 성취를 노학자와의 결혼으로 대체하려는 위험한 생각을 합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든 “네, 그렇고말고요!”라고 대답하는 상냥하고 잘생기기만 한 남자는 그녀에게 감동적인 애인이 될 수 없었다. “참으로 기쁜 결혼이란 아버지 같은 남편이 아내가 원한다면 히브리어도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1권 19쪽)고 믿었다. 하지만 도러시아가 추앙했던 에드워드 캐소본 목사는 학자로서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일 뿐만 아니라 반려자로서도 이기적이고 옹졸하다. 그는 도러시아를 사랑해서라기보다는 아내로 삼을 수 있었던 여자 중에 그녀가 가장 결점이 없어 보였기 때문에 결혼했다고 하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배우자를 선택하는 걸 그런 식으로 하다니 그런 그가 끔찍스럽네요. 그랬기 때문에 도러시아는 그에게 곧 대단히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고 맙니다.
앞으로 다가올 공허한 시간에 대한 공포로, 인간의 희망을 아주 쉽게 닦아 없애려고 마련된 치명적인 해면에 대한 예감으로 자라났다. 마술사가 잠시 정원으로 바꾸어 놓았던 황무지처럼 세상은 다시 황량해질 것이다. ---p.500 1권
<미들마치>는 빅토리아 시대 사회적 규범이 개인의 욕망, 나아가 삶에 미치는 영향과 인간 본성의 명암을 포괄적으로 고찰한 대작으로 가상의 소도시 미들마치를 배경이 됩니다. 작품은 각 사회 계층을 대변하는 다채로운 인물들을 등장시켜 결혼, 종교, 선거권,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 같은 주제들을 둘러싼 풍부한 담론과 극적 사건들을 촘촘하게 전개되며 귀족 신분, 사치스러운 사교계 생활 등 1860년대 말 영국의 시대상도 엿볼수 있어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그 시대를 살아 보지는 못했지만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작품과 만난다는 것은 독자로서 매우 즐거운 일입니다.
야망을 가진 모든 사람 중 프레드만이 가치 있는 한 가지를 열망합니다. 모든 등장 인물 중 프레드는 비현실적인 행복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또한 자신의 본성에 대해서도 착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보이는 것처럼 근시안적이지도 않은 인물입니다. 도로시아는 남편 캐소본을 위대한 학자, 현대의 밀턴으로 기대하지만 프레드는 자신의 연인 메리를 이상화 하지 않고 그가 행복을 찾은 것은 거의 우연에 의한 것으로 판단해 존재의 흥망성쇠에 열린 마음을 갖고 온전한 삶을 사는 것은 오로지 그의 능력 덕분이었습니다. 그는 삶에 대한 어떤 철학적 이론도 없는데 말이죠. 결혼 후 상대에 대한 허상이 부서지고 상대방도 고유한 자아를 가졌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과연 부부의 관계는 어떻게 이어나갈지 2권으로 들어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