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게이하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2
윌라 캐더 지음, 임슬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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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7 : 날씨와 생활

 

이방인

루시 게이하트

메마른 삶

값비싼 독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

 

 

얼어붙은 미래로 가라앉은 한 시절 뜨거웠던 삶들 루시 게이하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2>

 

모더니즘 문학사조의 시대를 연 작가, 윌라 캐더는 미국의 대표적인 지방주의 작가이자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로 <루시 케이하트>의 초역 소설입니다. 피아니스트가 꿈인 루시가 고향을 떠나 도착한 시카고에서 국제적으로 유명한 성악가였던 서배스천의 보조 연주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신을 가두고 있는 얼음층을 깨부수고 나가려는 루시. 깊고 우울한 호수인 서배스천. 날씨는 자신의 인생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구는 돌산 같은 해리의 삼중주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을 즐겨 읽고 수집하는 독자로서 이 작품에 기대가 큽니다.

 

 

루시(Lucy)’는 빛, ‘게이하트(Gayheart)는 명랑한 마음이라는 뜻입니다. 캐더의 작품은 네브래스카가 언급되며 그의 고향 레드 클라우드를 상기하는 풍경이 작품에 펼쳐집니다. 그 중심에는 섬에서 자라나는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루시는 마냥 행복하고 천진한 시골 여자애가 아니었다. 무언가를 지향하는 여자였다. 때는 1901년 루시가 시카고에서 맞이한 세 번째 겨울이자 크리스마스 연휴의 막바지였습니다. 루시는 휴가를맞아 고향에 머무르며 친구들과 덕 아일랜드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즐겼고 키가 큰 멋진 부잣집 청년 해리고든을 만납니다.

 

피아니스트가 꿈인 루시는 고향을 떠나 시카고에 도착한다. 우연히 국제적으로 유명한 성악가였던 서배스천의 공연을 보고 매료되어 그의 반주자가 되는 데까지 성공합니다. 그때 서배스천은 생을 향한 열정이 식어 남몰래 무기력과 환멸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생의 기쁨이 발에있는 듯한 루시의 빛나는 젊음에 매료되고, 점차 둘은 인간적인 존경을 넘어 서로에게 끌리게 되는데...

 

고향에서 가장 부유했던 해리 고든은 루시에게 청혼하지만 루시는 무언가를 지향하는, 뿌리 박히느니 뽑혀서 내쳐지겠다는 마음을 품은 여자였다. 심지어 그때는 이미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바람 같은 장난이라고 여기는 해리를 매몰차게 거절한다. 얼마 후 유럽 투어를 떠난 서배스천이 그곳에서 불의의 사고를 맞닥뜨리고, 실의에 빠진 루시는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마을에는 루시를 향한 이상한 소문이 퍼지게 되는데……. “다른 생과 감정을 암시하는 별에 손을 뻗으며 압도되었던 루시는 즐거운 것을 향해 서두르듯걸었지만 이제는 도망치려고, 아니면 그저 몸을 혹사하려고걷는다.

 

생이란 끔찍이도 짧고 그다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235

 

루시는 다시 삶을 갈망할 수 있을까요? “저 먼 곳의 아득한 무언가를 향해 손을뻗어 붙잡으려 하는 열렬함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만약, 만약 생 그 자체가 연인이라면? (……) , 이제는 알았다! 루시는 가져야만 했다. 도망칠 수 없었다.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 그의 정체성을 이루는 모든 것을 손에 넣어야 했다.---p.192

 

 

 

루시 게이하트를 집필하던 당시 작가 캐더는 대표작을 집필하며 14년간 살았던 아파트에서 지하철 공사 때문에 나오게 되었고, 아버지와 어머니를 차례로 여의었으며, 친한 친구가 신장병을 앓기 시작 했다고 합니다. 작가 인생에서 큰 일을 연이어 겪다 보니 덧없는 세월의 무자비함이 지나간 뒤 캐더의 손에 남은 것은 상실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독자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명랑한 마음이라는 뜻의 루시 게이하트를 작품 속 주인공으로 상실을 껴안으며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생 그 자체가 연인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걸어갈 준비를 하는 루시처럼. 구하고 싸우는 와중에 그를 찾을 수있다고 믿는 루시처럼. 루시 게이하트는 기억에 관한 소설이자 기억 속에서 전개됩니다. 한때 뜨거웠던 삶이 지나가고 그 위에 쌓이는 기억과 망각을 촘촘하게 엮어내며 책을 읽는 내내 조용하고 잔잔한 느낌을 받았으며 희미해진 삶을 기억하는 일의 숭고함을 부드럽게 보여주는 캐더의 마법같은 능력이 작품안에 고스란히 들어 있습니다.

 

 

 

 

 

 









출판사 제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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