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한 밥상 - 박완서 대표중단편선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3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목 (1970) , 목마른 계절 (1971~1972) , 도시의 흉년 (1975~1979) 등 학창시절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처럼 나중에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보꾹을, 배리에, 간망이, 곰배팥, 펄러덩 펄러덩 등 어휘표현을 정말 다양하고 멋스럽게 잘 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 둘다 생때같은 자식이 별안간 이 세상에서 사라진 느낌이 얼마나 무섭다는 잘 알기 때문에 그에 못지 않을 어린것들의 공포감을 될 수 있으면 덧들이고 싶지 않았다. ---p.387


재산은 더군다나 이 세상에서 얻은 거고 죽어서 가져갈 수 없는 거니까 결국은 이 세사에 속하는 건데 죽으면서까지 뭣하러 참견을 해 . 이 세상의 법이 어련히 처리를 잘해줄까봐---p.394




대범한 밥상의 주인공이자 서술자는 남편이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는 날 까지 자신의 재산을 아내와 아이들에게 골고루 분배하려 남은 시간을 다 쓰고 죽었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주인공도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며 자신은 남은 시간을 어떻게 써야할지 고심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예전 친구들 모임에서 뒷담화의 주인공이었던 친구를 찾아간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친구는 딸 부부가 불의의 사고로 손자 손녀를 남기고 갔고 딸 부부를 잃은 아이들 때문에 혼자가 된 바깥사돈과의 보기 드물지만 특별한 동거를 하게 되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이런저런 뒷담화의 소재가 됩니다. 하지만 경실의 선택은 상식이 아닌 자연스러운 순리를 택했고 그녀가 차리는 밥상에서 대범한 밥상이란 특별한 밥상이 아닌 아무렇지 않게 대접할 수 있는 밥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실을 찾아가 그녀와 마주한 밥상이 나에게 차려진 풍성하고 대범한 밥상에서 나는 곧 세상을 떠날 나와 남겨질 아이들의 문제에 대한 해결의 답을 찾은 것 같아 보입니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 특별한 의미를 더해주는 작가만의 품격 높은 문학적 결정체 이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를 생각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