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7
장 폴 사르트르 지음, 방곤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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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에 발표된 사르트르의 대표적인 장편소설 <구토>는 실존주의의 선언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소설이라는 형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철학책 못지않게 쉽게 보기 어렵습니다. 30살 젊은이 앙투안 로캉탱이라는 젊은이의 시각으로 인간의 실존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긴 분량은 아니지만 이해 하기가 쉽지 않아 시간이 많이 필요한 소설입니다.


주인공 앙투앙 로캉탱은 서른살 정도 된 역사를 연구하는 연구자인데 그는 약 6년간 프랑스를 떠나 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세계를 여행하고 돌아옵니다. 그가 아시아 여행을 하게된 주된 이유는 메르시에라는 관리의 권유 때문입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 가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여행을 시작하고 6년째가 되던 해에 갑자기 프랑스로 돌아가셌다고 결심한 로캉탱은 배를 타고 귀국합니다. 그는 부빌이라는 지바의 도시에 자리를 잡고 드 로로봉이라는 18세기 인문에 대해 조사를 하는데 그는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총애를 받던 자로 나중에는 러시아까지 흘러 들어간 인물입니다.






로르봉에 대한 조사를 하던 그는 과거에 물수제비를 뜨기 위해 조약돌을 집어들었다가 느꼈던 강한 구토 증세를 느끼게 됩니다. 그는 카페로 들어가 거기서 카드 놀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 카페주인, 종업원을 구경하며 구토증을 다스리죠. 그는 평소에 즐겨듣던 재즈 음악을 듣기 위해 종업원에게 레코드를 틀어줄 것을 요청하고 음악을 감상합니다. 얼마후 로캉탱은 도서관에서 작업중에 독서광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작가 이름의 알파벳 순서대로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 사람입니다. 그와 대화를 하게된 로캉탱은 자신의 여행과 모험 경험에 관심을 표시하는 그에게 사진을 보여주겠다며 집으로 초청합니다.


주말에 지역 미술관에 방문한 그는 부빌 출신의 여러 저명인사들의 초상화를 구경하는데 로캉탱은 한참을 구경하다가 나오면서 존재의 이유들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그는 더 이상 로르봉에 대한 글을 쓰지 않기로 결심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약속대로 수요일 점심에 독서광을 만나죠. 독서광과 로캉탱은 대화하다가 자신이 사회주의자임을 밝히는데 로캉탱은 그를 휴머니스트라고 정의하며 내심 우습게 여깁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구토증을 느끼고 독서광을 공격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밖으로 나오죠. 공원에 도착한 그는 존재와 부조리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하는데 특히 나무뿌리를 보면서 사물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정리합니다.


“나는 토하고 싶었다.그렇다. 그 때부터 구토가 나를 떠나지 않는다.”


이후 로캉탱은 인간이 목적 없이 내던져진 존재임을 확인할 때마다 구토증세로 괴로워 합니다. 그가 인간의 실존을 확인하는 순간 구토를 느끼는 이유는 바로 목적 없는 인간 존재에서 느껴지는 허무함 때문일 것이고 작자가 자기 존재의 의미와 이유를 찾아야만 하는 존엄한 의무 앞에서 느끼는 부담감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로캉탱은 지속적으로 이 구토 증세를 느끼면서 점차 나름의 깨달음을 얻어간다는 것이 이 작품의 백미입니다. 그는 스스로 존재의 의미와 이유를 찾아가는 것을 모험이라고 규정하며 이를 받아들입니다. 그러면서 그 모험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어둠을 헤쳐나가면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작가 사르트르는 인간의 경우 존재가 본질보다 앞선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이 그의 실존주의의 핵심입니다. 인간은 존재가 먼저이므로 자신의 본질을 스스로 찾아내야 하고 또 그걸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라는 것이죠. 이 소설은 사르트르의 이런 철학을 처음으로 보여주는 작품이기에 사상사 측면에서 실존주의를 선언하는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나는 초조하기 이를 데 없다. 가장 사소한 동작일지라도 내 운명을 좌우하게 될 것만 같다. 나에게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나는 알아낼 수가 없다. 그렇지만 선택해야 한다.” 구토에는 철학적 사유를 꼽을 만한 명문장들이 많이 있습니다. 독자는 이 문장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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