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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상회 ㅣ 다이쇼 본격 미스터리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3월
평점 :

2023년 『방주』로 한.일 추리 소설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유키 하루오의 『교수상회』가 블루홀식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멘홀에 갇혀 공포를 딛고 죽음의 방주를 탈출하기 위한 극한의 미스터리의 작품 으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번 작품은 다이쇼 시대의 도쿄 비밀 결사 ‘교수 상회’와 관련이 있다고 추측되는 무라야마 박사가 살해당하면서 벌어지는 거대의 미스터리의 내용으로 유키 하루오가 그려낸 풍부한 세계와 치밀한 논리에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가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무라야마 저택의 정원에서 무라야마 고도 박사의 시체가 발견된 건 4월 하순의 아침이었습니다. 이전에 숙부인 건축주인 무라야마 가지타로는 두달전 신부전으로 급사했는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고도 박사의 살인사건과 좁혀지는 용의자들 그리고 무라야마 저택에서 발견된 시체는 다른 곳에서 운반되었고 왜 범인은 굳이 자택 정원에 유기했을까 시체를 감춰서 사건의 발각을 막을 생각은 없었을까 의문이 듭니다. 니시카와 경감은 맨처음 미나카미 부인을 먼저 부르고 피해자 무라야마 고도 박사의 배추에 무정부주의자 비밀 결사 교수 상회가 있다는 정보도 얻는데 가장 의야한 점은 자신의 집은 턴 도둑 하스노를 찾아가 이번 죽음에 대한 탐정일을 의뢰하며 “하스노 씨는 저를 수긍시킬 만한 역향이 충분해요. 저는 하스노 씨를 믿어요.” 미나카미 부인의 속내를 알수가 없고 의심이 듭니다. 이제 고도 박사를 죽인 범인 찾기 시작해 봅니다.
굶주린 배가 아니라 정신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니까 그야말로 공들여 진행할 생각이지. 소용돌이 속에서 그저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게 아니라 조류를 거슬러 헤엄쳐 가겠다는 거야. 그러니 빵을 약탈하려는 건 아니겠지.---P.164
“내가 용서할 수 없는 건 불철저야. 인간을 싫어한다면서 산속에 혼자 살지는 않는 불성실함이지.”---P.453
교수 상회의 목적은 무엇일까. 전 세계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일을 꾸미는 무정부주의자들 사상적인 기원은 잘 모르지만 노서아에서 혁명이 일어났고 이전 세기부터 구라파의 여러 도시에서 사회주의의 대화가 열리며 거기에 무정부주의자가 합류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모임으로 끓어 오른 불만이 거의 아무덧도 거치지 않고 직접 불을 붙인 결과 그런 투쟁이 생겨났다고 하스노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사회주의 투쟁이나 무정부주의 투쟁의 목적이 국가의 합일이나 철폐더라도 결국 눈앞의 적은 각 국가의 정부와 정치로 교수상회는 이미 전 세계에 뿌리를 내려 가고 있었습니다. 무라야마 고도 박사는 교수상회와 연관이 있는 건 틀림없습니다.
결말을 읽지 않고는 범인을 추척만 하지 단정 짓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무라야마 저택의 미야오 서생도 살해되고 시즈코와의 불륜관계라는 소문도 알려져 경찰은 교수상회가 무라야마 고도 박사 살해사건에 관련되었고 미야오는 시스코가 살해했을까요? 의심은 첩첩산중 더 커지기만 합니다.
고전에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시대의 생활과 풍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에게는 엄연한 현실이었지만 현대 독자들에게는 작가의 작품을 접하면서 환상을 쫓고 상상의 나래에 꿈을 꾸게 됩니다. 1920년대의 도쿄를 무대로한 교수 상회도 환상미가 가득한 작품입니다. 컬트 종교를 신봉하는 가정에서 태어난 유키 하루오는 어려운 시대에 독서로 위안을 삼았다고 합니다. 책이 주는 힘 그것은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합니다. 책은 다이쇼 시대(1912-1926) 제2차 세계 대전 전후를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1868년 메이지 유신으로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한지 약 50년후 서양문물이 나름대로 정착해 의식주에도 영향을 끼쳤고 그에 따라 표지가 탄생된 것 같습니다. 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 여유를 갖고 천천히 책을 펼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 좋은 작품 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