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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드롭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월
평점 :

국내 480만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에세이집
“외로움과 자유로움이 비록 같은 것이더라도.”
『냉정과 열정 사이』, 『도쿄 타워』 등 수많은 작품으로 국내 480만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에쿠니 가오리가 신작 여행 에세이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작품을 기다리는 작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됩니다. 『여행 드롭』에는 여행과 관련된 시 세 편과 단편 36편, 번외 편 한 편이 실려 있어 여러 작품을 접해보기에 좋은 책입니다. 여행지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느낄 법한 긴장과 낯섦 또한 에세이의 주제가 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일상 속 겪을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를 접해보기에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방에 누워 창문으로 보이는 파란 하늘을 보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입니다. 일상에 지쳐 힘이 없을 때 때론 혼자라고 느꼈을 때 혹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잠시자신에게 주는 선물은 ‘여행’이 최고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에쿠니 가오리의 이번 책 <여행 드롭>은 일상에서 지친 몸으로 꿈꾸는 이런 여행이 아니라 여행을 좋아하는 그녀가 실제로 다녀온 여행담이 담겨 있어 독자에게는 좀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스물 살 어린 나이에 기대감과 긴장감으로 첫발을 내딛었던 유럽 여행을 시작으로 작가로서 살면서 개인적으로 또는 업무상 일적으로 다녀온 여행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아기자기한 일화와 함께 펼쳐집니다.
그렇다, 여행지에서 느끼는 긴장감이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낯설고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너무 두리번거리면 볼품없다고 자신을 꾸짖는 면도, 함부로 영합하지 않으려고 자칫 비판적이 되는 부분도, 자신이 그 장소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는 심리도, 그렇다고 익숙해질 리는 없고 익숙해질 수도 없다는 기묘한 기분도.
---「30분짜리 여행」 중에서

중학교 시절 만난 마리와의 파리여행, 둘은 소설이나 영화 속 등장하는 외국을 동경하던 차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을 가지고 찾은 파리는 어눌한 영어 실력으로 카페와 호텔에서는 손님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고 우울한 여행이 되어 버렸고 파리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리를 떠올리곤 합니다. 도쿄 도내의 가쓰시카구 다테이시 라는 곳에 당일치기 여행의 추억은 좋았습니다. 당일치기 여행에 필요한 거리와 시간은 신축성이 자유로와 그것도 틀림없는 여행이었습니다.
소풍과 여행의 공통점은 준비하는 즐거움이라고 생각됩니다. 촘촘히 스케쥴을 정리하고 짐을 하나둘씩챙기면서 느끼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영국의 어느 마을을 여행할 때 앞이가 빠진 이야기는 낯선 여행지에서 얼마나 당황 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8월의 로마 여행은 바캉스 시즌으로 거의 휴면 상태로 문 닫은 가게가 많아 쇼핑과 먹는 즐거움을 누리기 어려웠고 그래도 타박타박 걸으며 느긋하게 흐르는 테베레강의 햇살은 좋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낯설고 호기심을 자극 하지만 너무 두리번거리면 볼품없다고 자신을 꾸짖는 면도, 함부로 영합하지 않으려고 차칫 비판적이 되는 부분도 , 자신이 그 장소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는 심리도 있습니다. 여행지에서의 기억, 생각, 감정들을 고스란히 책 한권에 담은 여행 드롭은 여행을 떠날 때면 늘 꼬맹이로 돌아간다는 에쿠니 가오리의 소소한 이야기가 있어 설레임도 줍니다. 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입니다. 조금 있으면 벚꽃 축제도 열리고 바람이 살랑살랑 콧끝을 간지럽히는 계절을 이 책과 함께 즐거움을 만킥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