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너 자매 (리커버) 을유세계문학전집 여성과 문학 리커버 에디션
이디스 워튼 지음, 홍정아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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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의 세계문학 시리즈를 읽고 수집하는 애독자입니다. 202438일 세계 여성의날을 맞이하여 그동안 을유세계문학 시리즈에서 엄선된 5작품이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롭게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그 중 독자가 선택한 책은 을유문화사 세계문학 시리즈 중 재평가를 받으며 근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이디스 워튼의 <버너 자매>입니다. 또한 상류층의 지적 허영을 신랄하게 보여 주는 <징구>와 두 여인의 뒤틀린 질투를 그려 낸 <로마열>이 같이 수록되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된 책입니다. 여성이 주인공으로 여성의 자아와 시대적 상황을 들여다 보고 깊이 사유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아무리 삶이 궁핍할지라도 절대로 빼앗길 수 없는 그 무엇이 삶 속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p.71

 

 

지옥을 다녀왔어. 하지만 내가 정말로 다시 돌아오긴 한 걸까.” (중략) “오 에블리나, 말하지마... 아직은 말하지마! 네가 여기에 다시 나랑 있는 것만으로도 난 지금 너무 행복하단 말이야.” “아니, 말해야겠어.” 상기된 얼굴에 씁쓸하고 잔인한 빛이 떠오르면서 에블리나가 고집을 부렸다. “언니는 그런 삶이 어떤 건지 몰라. 아무것도 모르지. 이 평화로운 곳에서 내내 안전하게 앉아 있으니까 말이야.” 이 장면 정말 얄밉고 화가 납니다. 언니를 버리고 자기 삶을 찾아 떠나아간건 동생 에블리나지만 오히려 언니에게 편한 삶을 살지 않았냐고 다그치며 화를 냅니다.

 

 



1890년대 뉴욕 시가에서 바느질로 소박하지만 안정된 생활을 누리던 버너 자매가 한 시계점의 래미라는 남자를 알게 되면서 점점 몰락해가며 말할 수 없이 궁핍한 생활로 내몰리게 되는 과정을 그린 내용입니다. 언니인 앤 엘리자와 동생 에블리나는 초반에는 의좋은 자매로 사이가 좋아 보입니다. 이야기의 발단은 동생에게 시계를 선물하기 위해 들른 가게에서 보게 된 허먼 래미라는 남자를 알게 되면서 스토리는 급 반전합니다. 언니는 그가 마음이 있었지만 앤 엘리자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 래미를 동생 애블리나에게 양보를 합니다. 사랑에 들뜬 나머지 에블리나는 결혼 비용문제로 언니에게 화를 내며 홀로 남을 언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레미를 따라 먼 곳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로 새 직장을 얻어 떠나고 편지로만 소식을 주고 받다 이마저도 연락이 끊깁니다.




평소 병약해 보였던 래미는 실제 마약 중독자로 에블리나의 지참금을 노리고 결혼한 것이고 친구의 딸인 린다 호치뮬러와 도망을 가고 남편한테 버림받고 길거리에서 걸식하던 중 에블리나는 병에 걸려 그제서야 언니에게로 돌아 가지만 폐결핵에 걸리고 동생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진 빚과 장례비용을 갚기 위해 마지막 까지 언니의 희생은 끝이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신이 요지부동할수록 그의 노여움을 달래려는 인간의 욕망은 커지는 법이다. ---P.159 징구

 

있어 보여야 하고 몰라도 아는 척하고 잘난 척하고 싶어 못견디는 사람들 인간의 허식에 대한 조롱을 하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허영심과 어리석음의 <징구> 와 로마 유적지가 훨히 내려다 보이는 고급 레스토랑의 발코니의 중년 두 여성 슬레이드 부인과 앤슬리 부인은 뉴욕의 상류층으로 얼라이다는 자신의 약혼자 델핀을 좋아하는 그레이스를 괴롭히려고 하지만 막상 손해를 보는 쪽은 그레이스가 아닌 얼라이다 자신으로 마지막 장면에서 작가는 그레이스의 딸 바버라가 호러스와 그레이스 사이에서 난 딸이 아닌 델핀과 그레이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라는 출생의 비밀을 밝힙니다. 이 작품 <로마열> 역시 20세기 미국 상류 사회의 현학적 태도와 위선적인 가면을 벗기는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버너 자매에 실린 세 편의 이야기는 모두 인생의 아이러니와 불완전한 인간 본성을 꺼내 줍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해야할 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들을 판단 해야만 합니다. 도덕과 윤리의 문제를 그리는 이디스 워튼의 문학 세계를 대표하는 명작들로 여성의 내면세계에 비친 냉혹하고 모순된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여성과 문학의 다른 작품들도 접해 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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