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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안장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나를 사랑하다니! 그녀가 나를 사랑한 이후로,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가 되었으며, 나 스스로를 얼마나 숭배하는지 아는가!”
로테에 대한 이룰 수 없는 사랑과 알베르트에 대한 질투로 괴로움이 더해가던 베르테르는 빌헬름과 주변 사람들의 충고에 따라 빌하임을 떠나 한 공공기관에서 일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상사인 공사는 비위 맞추기 어려운 인물로 사사건건 부딪히고 자신에게 취직을 권했던 친구들을 원망합니다. 그와중에 베르테르는 알베르트와 로테의 결혼 소식을 듣고 자신에게 알리지 않은 알베르트에게 악감정을 갖고 절망합니다. 공사와의 거듭된 갈등과 상류 사회에서 받은 차별 때문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그는 결국 사직하고 빌하임으로 되돌아갑니다.

빌하임에 돌아온 베르테르는 한 남자의 사연을 듣게 되는데 그 남자는 한 젊은 과부의 하인으로서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녀의 오빠가 격렬히 반대하여 쫓겨나고 만 것이죠. 베르테르는 그 남자에게 공감과 동정심을 느끼고 로테에 대한 끊을 수 없는 사랑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쳐가며 건강을 잃어갑니다. 그후 베르테르는 그 하인이 과부와 결혼하기로 했던 다른 남자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돕기 위해 노력 하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갑니다. 베르테르는 어느날 로테를 찾아가 가신의 사랑을 입맞춤으로 표현하고 마는데, 남편 알베르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동정심으로 교분을 이어가던 로테는 이 일을 계기로 베르테르의 방문을 거절하게 되고 좌절한 베르테르는 멀리 여행에 필요할 것 같다면서 알베르트에게 권총을 빌리는데 그는 그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맙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독일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오랜만에 다시 읽고 주인공 베르테르가 자신을 향한 로테의 감정과 상관없이 스스로가 소중하고 존중받을 존재라고 여겼다면 그녀의 감정으로 이렇게 극단적인 변화를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사랑하면 이럴 수 있죠. 베르테르는 자신의 행복을 로테의 감정에 걸어버린 겁니다. 그러나 사람의 감정은 그게 누구이든지 간에 가변적인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감정에 자신의 행복을 거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자기 자신의 행복과 존재의 가치를 변치 않는 것에 거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인기가 있는 것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등장 인물들의 격결한 감정을 여과없이 서술했기 때문에 인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괴테가 이 소설에서 베르테르의 감정을 표현한 방식은 상당히 과감한 편입니다. 그는 베르테르의 입을 빌려 자신의 문학관을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본격적인 것을 파악해서 과감하게 표현하도록 시도해야 하네. 그러면 당연히 적은 것으로도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네.” 그리고 베르테르효과라는 자살 신드롬을 일으키키도 했고 이 책을 읽는 많은 젊은이들이 베르테르의 자살에 영향을 받아 일종의 모방 자살을 했다고도 합니다. 작품에 심취해 읽는 독자라면 베르테르의 우울한 감정이 조금은 전이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