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노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
박형서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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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를 준비하라는 말을 많이 듣곤 합니다. 우리는 현재 초고령 사회가 되었습니다. 70세가 된 장길도는 국가에 봉사한다는 자부심으로 오랫동안 외곽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하고 이제 막 백수가 되었고 9살 연상의 아내 한수련과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인생이 계획처럼 살아지는게 아닙니다. 한수련, 노령연금 100% 수급을 축하한다고 적혀 있는 카드가 든 빨간 장미다발이 도착했습니다. 아내는 만 70세가 되던 9년 전부터 노령연금 수급자였고 오래 전부터 폐가 좋지 않은 아내는 요양원에서 수명을 다하는 날까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현실은 주인공 장길도를 당황하게 만듭니다. 박형서 작가의 <당신의 노후>는 앞으로 우리가 닥칠 시간을 말해주는 소설로 빠른 전개에 공감이 가는 내용에 실감나는 작품입니다.

 

 

시간이 노인의 편이 아닌 것처럼 젊은이의 편도 아니지. 시간은 결국 살아 있는 모두를 배신할 걸세. 싸우다 고개를 들어보면 어느덧 자네들도 맥없이 늙어 있을 테니까.” ---p.134

 

뉴스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몇 달이 지나 발견된 노인, 치매에 걸린 노모룰 죽인 늙은 아들, 최씨의 인생 마지막 목표는 손녀를 돌보는 일, 장길도가 국가기관으로부터 아내의 연금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아내를 지키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는 과정에서 여러 노인들의 죽음이 등장합니다. “과거의 죽음들은 장길도와 그의 동료들이 저지른 것이고, 미래의 죽음은 그들 자신의 것이다.” 라는 문장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노인인 개인들과 공단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장길도는 처음에는 해결사이자 하수인이었지만 이제 갈등은 반대축에 내던져 졌습니다. 겨울밤 눈길 40킬로를 뛰어 최선을 다해 구해온 파란 사과 두알은 아내를 사랑하는 장길도의 마음을 이야기 해 줍니다. 파란 사과는 장길도의 잃어버린 청춘은 아닐련지요.

 

인생이란 이렇게 가다가도 저렇게 가고, 저렇게 가다가도 이렇게 가는 것이다. 삶에 직선 같은 건 없다. 희망도 절망도 오래가지 않는다. ---p.63

 

 

급격한 고령화는 성장률 하락뿐 아니라 노인 빈곤 문제와 함께 전체 사회의 소득·소비 불평등도 키울 것으로 우려됩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다시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2050년 성장률이 0% 이하로 추락하고, 2070년에는 총인구가 4000만명을 밑돌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노동보다 조기 은퇴를 바라는 현대 사회의 구조속에 우리의 노후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현대문학 핀시리즈 2번째 <당신의 노후>는 곧 우리들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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