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꿈의 연극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130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이 지음, 홍재웅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2월
평점 :

“가엾은 사람들이여.” 앙네스. 앙네스가 인간세상을 바라보며 입에 붙어버린 말처럼 계속해서 읊조리는 대사는 작품 속의 명문장으로 손꼽힙니다.
흰두교 신화에 등장하는 인드라신의 딸이 지구로 내려와 인간들의 삶을 경험하고 다시 아버지인 인드라에게로 돌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는 희곡 <꿈의 연극>은 세계적인 희곡 작가로 현대 표현주의 연극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걸작입니다. 을유세계문학전집 130번째 도서로 출간되어 좋은 기회가 되어 읽은 책입니다. 이 책은 스트린드베리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미스 줄리」와 「꿈의 연극」 두 작품을 묶은 것으로 오늘날 ‘현대 연극의 아버지’로 불리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오롯이 보여 준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작품입니다.
내려가기 전까진 안식도 없고, 쉴 수도 없어. 내려갈 수만 있다면 날 땅에 묻어 버리고 싶은데…… 이런 거 혹시 알아?---p.48
「미스 줄리」는 스웨덴의 전통적인 명절인 하지절 전야를 배경으로 귀족과 하인 간의 계급 투쟁을 묘사하면서 어려운 애정 관계를 드러내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미스 줄리와 하인 장은 서로에게 점차 빠져드는데 극이 전개되는 동안 각자의 계급차이에 따른 문제의식과 사회 비판적 메시지가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백작의 딸 줄리, 하인 장, 그리고 장의 약혼녀 오리사 스리스틴 세람은 축제 기간에 우아한 귀족 줄 리가 하인 장에게 춤을 추자고 명령하고 장은 거부하기 힘든 유혹에 숨겨진 욕망을 드러냅니다. 사랑을 지키기 위한 도피와 엄격한 사회 질서에 순응한다는 두 가지 선택 가운데 하나를 택할 것을 강요당합니다. 이를 통해 아우구스트스트린드베리이는 낡은 것을 새로운 것으로 대체해 나가면서 동시에 계급적 격변이 불가피한 새로운 시대의 사회적 이상을 그려 내고자 노력했습니다. 1888년 작품인데 지금은 어떤가요? 귀족은 존재하지 않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계급은 더욱 뚜렷해졌다고 독자는 생각됩니다.
현대 연극의 아버지이자 세계적인 극작가
스트린드베리의 걸작선

입센과 더불어 북유럽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극작가이자 스웨덴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형식을 추구했으며 인간의 비이성적 혹은 무의식적 요소를 연극에 도입함으로써 표현주의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20세기 서구 드라마에 끼친 엄청난 영향력 때문에 ‘현대 연극의 아버지’라는 찬사도 받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그의 작품은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다. 특히 자연주의 희곡의 백미로 꼽히는 「미스 줄리」와 연출가라면 누구나 무대에 올리기를 꿈꾸는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꿈의 연극」은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입니다.
표현주의자인 스트린드베리는 모순과 동요에 번뇌하는 인간을 추구하는 작가입니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그는 자신의 하녀의 아들이라 부르며 하층계급의 피를 이어받았음을 알고 계속 의식했으며 13세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부친은 곧 재혼을 합니다. 여성에 대한 사랑과 증오의 상극은 스트린드베리의 일생을 일관하게 됩니다.
칼 구스타프 융의 <기억 꿈 사상>에서도 보면 무의식의 깊숙한 밑바닥에 놓여 있는 자기가 집단 무의식을 담지한 원형의 세계로 보았습니다. 꿈의 연극의 첫 페이지에 스트린드베리는 ‘기억-작가의 말’을 통해 이는 꿈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꿈은 일관성이 없고, 가장 큰 모순을 쉽게 조정하며, 불가능한 것을 허용하고, 당대의 영향력 있는 지식을 제쳐두고 우리가 윤리적, 도덕적으로 제한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고 했습니다. 결혼과 사랑은 꿈의 연극의 중심 주제입니다.
가장 많이 일하는 우리가 가장 적게 먹잖아요.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부자가 가장 많이 먹고요! ---진실에 가까워지지도 않고, 진실을 모른 채 과연 그것이 불공평하다고 주장할 수는 없잖아요. 거기에서 신의 딸은 뭐라고 말하나요? -석탄광부1 ...p.180
지상의 삶을 여행하는 동안 딸은 장교, 변호사, 시인의 세 남자를 만납니다. 이 이야기에서 인드라의 딸은 몇몇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삶의 모든 고난을 빠르게 드러냅니다. ‘불쌍한 사람들”p.148 이라는 그녀의 대사를 통해 마지막에 그녀가 죽음을 통해 세상을 떠나기로 결심할 때 그녀는 모든 존재의 고통이 인간이라는 것이라고 느낍니다. 고통만큼 반복된 주제는 사랑은 모든 것을 넘어선다 라는 가장 위대하기만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점에서 딸은 ’자라나는 성‘에서 유리장이과 장교를 처음 만나 성은 오페라 하우스 밖의 오래된 방화벽으로 바뀌고 문지기가 생명의 신비로 통하는 문을 지키고 있고 빅토리아를 기다리다 늙어버리고 ... 인생이란 미스터리의 문이 열리는 순간, 장교는 다시 밖에서 빅토리아를 기다립니다. 이처럼 빅토리아는 인간의 삶과 고통을 철학적으로 들여다 보게 해줍니다. 스트리드베리의 사상과 철학을 깊게 이애하고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작품입니다.
출판사 지원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