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일기
권남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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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온통 봄이고, 나는 외톨이다.’---p.89

 

 

사랑도 많고 사람도 좋아하는 번역가이자 작가 권남희는 스타벅스라는 공간을 만나, 자신의 주위를 슬며시 장악하며 주변 이들에게 따뜻함과 위로를 나눠주는 <스타벅스 일기>를 출간했습니다. 그는 빈둥지증후군을 앓던 어느날,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서 노트북을 들고 스타벅스를 찾아 갑니다. 이 책은 작가가 딸을 독립시키고 인생 처음으로 진짜 독립을 시작한 뒤 찾았던 스타벅스에서의 소중하고 유쾌한 일상을 이야기 합니다. 스타벅스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 속에 사람 사는 이야기 기대되는 책입니다.

 

인생은 거기서 거기죠. ---p.17

 

눈치 없이 젊은 사람들 사이에 껴서 일해도 되나?’ 바짝 쫄며 들어간 스타벅스. 내향인 중에서도 대문자 I’로 불리는 극 내향형인 작가에게 그곳은 고작 1년에 한두 번 테이크아웃해본 게 전부였던 곳입니다. 깔끔한 공간과 적당한 소음, 조밀하게 붙어 있는 테이블 사이에 앉아 글을 써보니, 집에서는 한 줄도 못 썼던 원고가 이상하게 술술 쓰이기 시작합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독자도 처음엔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가끔 시간이 날 때 가볍게 읽을 책을 가지고 가서 독서를 해보니 시끄러운 소움이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아서 신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자도 지금까지 스타벅스는 가는 곳마다 왜 그렇게 사람이 많은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딸 정하가 편한 집 놔두고 스벅(스타벅스의 줄임말)’에 가서 공부하겠다고 하면 그리도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 순간 완벽하게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데는 부지런함을 요구합니다.

 

나의 사이렌오더 닉네임은 평범하다. 나무다. 며칠 전에는 사이렌오더로 주문 후 텀블러를 전달하려고 줄을 서 있는데, “나무 고객님이시죠?” (중략) 그때 , 닉네임을 바꿀 때가 됐구나하고 생각했다. 도둑은 항상 제 발이 저린 법. 그 뒤로 닉네임을 바꾸었다. ‘트리. 인생은 거기서 거기죠.

--- p.17

 

옆자리에 앉은 등산복 언니들의 얘기는 계속 오른쪽 귀를 파고들었습니다. 중년의 사람들, 만나면 하는 이야기가 다 똑같구나. 이들도 누가 누가 더 아프나배틀 재미있습니다. 한 사람이 어깨가 아프다고 하면 어깨 받고 난 허리, 어깨와 허리받고 난 무릎, 이런 식. 더 많이 아프다고 메달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친구를 만나면 아픈 곳 자랑부터 하게 될까. 전혀 남 얘기 같지가 않았다. 속으로는 이미 대화에 같이 하는 일행입니다. 이처럼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도 자유, 수다 떠는 것도 자유입니다. 그렇지만 메스컴에 나온 사람처럼 신발을 벗고 눕거나 하는 것은 안될 말입니다.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날마나 스타벅스 일기를 저자는 스타벅스에 오는 사람들을 소재로 연작 단편소설을 쓰기로 결정합니다. 그날부터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음료와 주위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며서 빈둥지 증후군을 스스로 고치기 위해 노력합니다. 매장이 붐비는 시간 슬슬 자리가 없어져간다 싶으면 정리하고 돌아옵니다. 자칭 소심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스타벅스에는 카공족도 많지만, 테이크아웃 해가는 고객도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그리고 카공족은 언젠가 취업해서 직장인이 되어 테이크아웃을 하러 올 것입니다. 훗날 카공족 속에 끼어서 일하고 있을 호호 할머니가 되어서도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자신을 상상해 봅니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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