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브르타뉴의 노래·아이와 전쟁 ㅣ 책세상 세계문학 7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송기정 옮김 / 책세상 / 2023년 10월
평점 :

브르타뉴의 노래·아이와 전쟁
J.M.G 르 클레지오 저자는 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조서’와 ‘황금물고기’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우리나라의 모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한국과 관련되어 제주도의 해녀를 주요 소재로한 ‘폭풍우’ 라는 책도 출간했습니다. 브르타뉴의 노래. 아이와 전쟁은 작가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는 두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두 이야기는 단순한 회고록이 아닙니다. 르 클레지오는 기억의 왜곡 가능성을 인정하고 이를 경계합니다. 책세상 세계문학 7권은 〈브르타뉴의 노래〉와 〈아이와 전쟁〉, 두 레시(recit)로 구성된 책입니다. 레시(recit)는 프랑스 문학에서 소설보다는 편하고 자유로운 이야기의 형식을 말합니다. 그래서 읽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갇혀 있던 우리에게는 매일매일 낮이 똑같았고 매일매일의 밤이 비슷했다. ---p148
‘브르타뉴의 노래’는 배경이 프랑스 북쪽에 위지한 브르타뉴라는 곳입니다. 태어나지도 않았고 오랜기간 살지 않았음에도 작가는 브르타뉴에서 가장 많은 감동과 추억이 담겨 있다고 고백합니다. 독자도 고향은 아니지만 꿈 많던 어린시절을 보낸 추억하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한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던 시기였지만 유년기 시절에는 우리가 경험했던 것들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믿었을 겁니다. 하지만 어린시절이 사라지고 있으면서 다른 세상을 맞게 됩니다. 주인공은 병자의 쾌유를 위한 기도 등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브르타뉴는 프랑스 전역에서 종교는 합리성을 더욱 중시하며 당국의 지시를 받아 예배 행렬과 바다나 배에 성수를 뿌리는 축도도 금지합니다. 지금 우리는 유약을 발라 반짝거리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르 클레지오는 말합니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어지럽고 힘든 세상은 맞지만 전쟁의 겪지도 않은 지금을 사는 사람들은 자기 조상의 땅이자 유년 시절의 추억이 진하게 배어 있는 브르타뉴를 특별한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다만 글로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봅니다. 그리고 쇠퇴하거나 퇴행하는 것들, 세상의 변화에 속수무책 노출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냥 맞춰서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들은 언제나 자신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작품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클레지오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독자로서 좋아합니다. 독자들에게도 어린시절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뜻깊은 의미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