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토머스 도드먼 외 엮음, 이정은 옮김, 브뤼노 카반 기획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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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워만 보이는 일상에 전쟁이라는 단어가 가슴에 확 와닿지 않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책을 들여다 보면 총알을 피하기 위해 바닥에 납작 엎드리면서도 두려움을 피한 자신의 수치스러움에 얼굴을 붉힐 필요는 없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인간이 전쟁을 혐오하는 것만큼 전쟁의 역사는 오래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년 간 전쟁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변화했습니다. 외교적 절차를 통해 선포되는 전쟁이 최근 벌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이 전쟁과 특수 군사 작전이라는 이름이 붙는 양상, 한두 차례의 전투로 전쟁의 방향이 결정지어진다는 통념이 깨지는 과정, 군인들이 맞부딪히는 전장만이 아닌 전쟁에 동원되는 물자를 생산하는 후방으로도 전선이 확장되는 과정을 폭넓게 다룹니다.

 

전쟁은 군인만의 일이 아니다.”

19세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전쟁의 모든 것

전문가 57인의 시선을 통해 읽는 <전쟁의 모든 것>

 

2권에서는 전쟁을 겪은 군인쪽에서 그리고 공습이 민간인에게 직접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시민쪽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전쟁이 일어나고, 군인과 시민들이 동원되면 각자의 위치와 시선에서 전쟁을 경험하게 된다. 군인들의 관점에서 부상과 죽음과 같은 신체적인 경험과 전투에 돌입하는 순간 군인들을 압도하는 감정들은 이 책의 3전쟁 경험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입니다. 군인들의 경험과 더불어 시민들의 입장에서 경험하는 전쟁에 대해 런던 대공습과 히로시마 핵 폭격, 무역 봉쇄로 인한 빈곤, 점령지 시민들과 포로들을 향한 성적 학대와 이를 피해 고향을 떠나는 난민들과 실향민의 사례로 전쟁 경험이 단순히 군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쟁은 변한다. 싸우는 사람들이 용인하는 한계와 행동 규범도 변하기 때문이다. ---p.623

 

194593,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면서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들이었습니다. 많은 수의 사상자가 났을뿐더러 원폭 생존자가 겪는 피해는 수십 년 후에도 계속됐습니다. 도시의 삶이 빠르게 붕괴되고 민간인 대다수가 정신 장애를 일으켜 육체적, 심적으로도 그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겁니다. 이렇듯 전쟁을 겪은 사람들은 이 책의 4장 제목처럼 전쟁에서 벗어나기를 모색합니다. 전쟁이 끝나고 세계는 어떻게 화해를 향해 나아가는지, 전쟁에서 돌아온 군인들이 직면한 사회적, 정서적 갈등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전쟁이 끝난 사회는 어떻게 희생자를 애도하는지, 어떻게 전쟁 범죄자를 단죄하고 정의를 구현하는지, 어떻게 다시 인간은 평화를 추구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남겼습니다.

 

온갖 상태의 남자와 여자, 어린이는 자신의 초라한 거처를 버리고 빈사 상태로 길거리로 뛰쳐나와 사람들의 자비를 애원했다. ---p.705 2

 

평화로워 보이는 현재의 일상, 전쟁을 겪지 않는 세대는 전쟁의 공포와 위험을 잘 모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조금 짐작만 할 뿐입니다. 19세기 사람들이 무엇보다 두려워한 것은 목숨을 완전히 끊지 않으면서 죽기만을 기다리는 장소라고 불린 병원에 수용되게 만드는 부상입니다. 질병으로 사망한 병사와 부상으로 사망한 병사의 비율이 역전된건 20세기에 들어서부터 라고 합니다.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을 이루는 각각의 글은 서로 다른 시대, 다른 전쟁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는 기획자가 의도한 것처럼 전쟁과 일정한 거리를 두게 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각 부의 제목과 순서처럼 전쟁의 흐름이라는 서로 연결된 맥락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책의 흐름처럼 다른 주제 사이를 연결하다 보면 전쟁은 무엇인가?’이라는 끊임없이 계속될 질문의 답을 조금씩 찾아 나갈 실마리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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