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와 그 불만 Philos 시리즈 15
프랜시스 후쿠야마 지음, 이상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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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사실 깊게 생각할 수록 점점 어려워지는 주제입니다.

 

자유주의는 17-18세기에 유럽의 신흥 시민 계급에 의해 주장된 시민적, 경제적 자유와 민주적인 여러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는 사상이나 운동으로 로크, 루소, 벤담 등이 주창해 미국과 프랑스 혁명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자유주의는 고전적 자유주의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첫문장에 나와 있습니다.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1989,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자유주의와 공산주의의 전쟁에서 자유주의가 승리함으로써 역사는 끝났다라는 논쟁적인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승자로 보였던 자유주의는 오늘날 좌·우파 모두에게 공격받으며 실존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판자들의 의견처럼 자유주의는 실패한 사상인지, 자유주의의 승리를 선언한 문제적 석학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왜곡되고 오인된 자유주의를 위한 변론을 펼친 책입니다.

 

 

저자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정당화한 이후, 자유주의에 대한 지나친 편견 속에서 정치 현상을 해석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이 책 자유주의와 그 불만도 기본적으로 자유주의를 극단적 비판들로부터 지켜 내기 위한 그의 이론적 관점이 잘 묻어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성급하게 읽은 독자는 후쿠야마가 기존의 자유주의 편향적 태도를 여전히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할 수 있으나 이 책을 신중히 읽은 독자라면, 그의 연구가 단지 자유주의를 하나의 절대적 이데올로기로서 지켜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유주의의 장점을 살려 내기 위한 진지한 노력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정확하게 짚고 넘어갈 부분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와의 구별된 원칙이라고 합니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모두 원칙과 제도에 기초되어 있으며 민주주의는 인민에 의한 지배를 지칭하고 오늘날 보통선거 원칙과 함께 자유롭고 공정한 정기 다당제 선거로 제도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유주의는 법의 지배로서 집행 권력을 제한하는 형식적인 규칙들의 체계를 의미하므로 선거를 통해 민주적으로 정당성을 부여받은 행정부의 경우에도 법에 의해 제한받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몇 년 가장 거친 공격을 받아 온 것은 민주주의라기 보다 자유주의로 저자는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날 정부가 인민의 이익을 반영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심지어 중국이나 북한과 같이 심한 전제적 정체들도 자기들이 인민을 표방한다고 주장합니다. 푸틴도 여전히 정기적인 선거의 시행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있고 세계의 많은 여타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사실상 대중적 지지를 신경 쓰는 것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자유주의는 자기 탐닉적인 소비자주의이다. 자유주의는 공동체나 공통의 목표에 대한 굳건한 감각을 제공하지 않는다. ---p.169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시점에 자유주의가 수많은 비판과 도전에 직면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시대의 도전들에 응답하지 못하고 있고 오래되고 닳아빠진 이데올로기로 비치는 시기였다고 말합니다. 유럽 바깥에서는 자유주의 신조가 인도와 같은 몇몇 사회에서는 뿌리 내렸지만 곧장 민족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그리고 종교운동에 의해 도전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주의는 이러한 도전들 속에 살아남아 20세기 막바지에는 세계정치의 많은 분야에서 지배적인 조직화 원칙이 되었습니다. 자유주의 사회에 대한 많은 정당한 비판들을 보다 깊이 있고 신중한 철학적 접근을 강조한 글을 토대로 자유주의는 자기 탐닉적인 소비자주의이다, 자유주의는 공동체나 공통의 목표에 대한 굳건한 감각을 제공하지 않는다, 자유주의는 너무 관용적이고 깊게 자리한 종교적 가치들을 존중하지 않는다, 자유주의는 너무 다양하다, 자유주의는 충분히 다양하지 않다, 자유주의는 진정한 사회정의를 달성하는 데에 너무 열의가 부족하다, 자유주의는 불평등에 지나치게 관대하다, 자유주의는 용의주도한 엘리트들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고 일반 서민들의 바람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등. 수많은 질문들을 자유주의 정체가 기초한 기본 원칙들에 초점을 맞춰 비자유주의적인 대안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에 이 책을 쓴 목적이 어필했습니다.

 

 

절제는 자제력, 즉 극도의 감정적 상태 혹은 지나치게 완벽한 성과를 추구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를 요청한다. ---p.221

 

 

자유주의는 다양하고 상호 연결된 오늘날 세계에 지속적으로 필요한 원칙입니다. 자유주의의 근본적 가치들을 재조명하고, 오늘날 자유주의를 향해 쏟아지는 불만들에 명확히 응답한다면, 위기 이후의 자유주의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자는 일본게 미국인 3세로 고전학을 공부하고 정치학을 공부한 권인있는 민주주의 발전, 법치주의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신껏 자신의 사유를 펼쳤다는 점에서 명쾌하고 깊은 통찰력이 있었다는 생각이 독자로서 가진 생각입니다.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존중받는 사회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사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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