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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서 온 언어
미즈바야시 아키라 지음, 윤정임 옮김 / 1984Books / 2023년 6월
평점 :

“나의 프랑스어가 사멸할 때 나는 스스로를 죽음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아카데미 프랑세즈상, 프랑스어 작가연합상, 레이온느망상, 아시아 문학상 수상작을 수상한 미즈바야시 아키라의 산문인 다른 곳에서 온 언어는 일본의 작가이자 번역가인 저자가 도쿄의 소피아대학에서 프랑스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교수인 고전문학자 미스바야시 아키라의 에세이입니다. 그는 프랑스어 학습 과정에서 그에 따른 개인적인 여정을 깊이 탐구한 자서전이라고 볼 수 있는 이 책은 프랑스어에 대한 미즈바야시의 깊은 애정과 그에 따른 변화 속에서 자아의 발견과 성장에 대한 아름다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언어의 아름다움에 언어가 우리에게 주는 깊은 울림이 있는 책입니다.
다른 곳에서 온 언어인 프랑스어는 모든 대하의 상황을 벗어나 내 안에서 말해지는 언어이다. ---p.262
우리나라나 일본은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자부심이며 자랑입니다. 그리고 다른 언어를 배운다면 프랑스어를 배워보고 싶은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비즈바야의 일본어는 누구나 그렇듯이 자신이 선택한 언어가 아니지만 프랑스어는 자의에 의해 선택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여러 언어를 택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비즈바야의 어머니는 1951년 일본 북부의 작은 도시에서 한 남자아이를 세상에 내 놓았고 그게 저자였습니다. 그 후 19년이 지나서야 프랑스어를 말하기 시작한 70년대 일본에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모국의 관용어가 가한 언어의 질병에 짓눌려 숨이 막혔고 외로워 입을 다물어 버립니다. 자기 나라의 언어는 보수주의로 마비되고 소비자 운동의 지령에 의해 타락했으며 68의 교조적 강령들을 광적으로 모방함으로써 경직되었다고 판단합니다. 그의 내면의 무언가가 어떤 실존을 열망하지만 그 수단이 결여 되어 있고 사유의 도구, 그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막연한 생각에 접근하기 위한 방법, 거기에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자기만의 언어가 필요하다고 갈망합니다.
이 책에서 그는 프랑스어를 단순히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예술 작품과 같은 아름다움과 감동을 지닌 존재로 묘사해줍니다. 중요한 것은 경험의 깊이로 침투하는 일이며 그 외에 어떤 해결책도 출구도 없었으며 진정하고 심오한 경험에서 우러 나오는 진정한 말들을 그는 원했습니다.
책은 언어의 세계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경험인지를 이야기하며 잊고 있던 언어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그의 문학적인 표현력과 섬세한 묘사는 독자을 매료시키며, 자아의 성장과 언어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찰을 이끌어냅니다. 그는 일본인도 프랑스인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끊임없이 두 언어 안에서 스스로를 낯설게 만들어가고 있으며 프랑스어에 대한 사랑과 일본어에 대한 애착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일본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면서 프랑스어로 작품활동을 하는 저자는 프랑스어 소설을 쓰고 프랑스 문단의 호의적인 평가와 몇 개의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열아홉에 접한 프랑스어가 저자에게 미친 영향은 커 보입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동기는 각자 다르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는 호기심과 감정은 비슷한 면도 있습니다. 언어를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가 아닌 자기 존재의 근거로 여기는 저자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