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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슬픔의 거울 ㅣ 오르부아르 3부작 3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평점 :

피에르 르메트르는 2006년 55세의 나이에 뒤늦게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해 지난 2013년 제1차 세계 대전을 겪은 두 젊은이의 사기극을 그린 '오르부아르'로 늦깎이 작가로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는 7년 만에 프랑스 문학 최고 영예인 공쿠르상을 수상했습니다. 우리 슬픔의 거울은 공쿠르상 수상작 오르부아르와 화재의 색과 함께 20세기 역사를 다룬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소설입니다. 원제는 우리 고통들의 거울로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전쟁의 참화 속에서 서로 기구하게 뒤얽히는 여러 인물들의 아이러니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오래전부터 읽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좋은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인물들로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당신의 벗은 모습을 보고 싶소." 그가 말했다. "딱 한 번만. 그냥 보기만 하고 다른 것은 안 해요." ---P.16
전쟁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참상에 집중하는 소설이 아니고 피란길에 오른 평범한 개개인의 삶에 집중하며 르메트로는 국가와 사회시스템이 모순적으로 작동하는 모습을 풍자하고 때로는 시트콤처럼 묘사했습니다. 전쟁이 나자 도망가는 지휘관들, 1000명에 달하는 죄수들을 피란민들과 함께 이동시키겠다는 무모한 계획을 세우는 군인들 등 소설 속 등장하는 황당한 사건들은 대부분 당시 프랑스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을 각색한 것입니다. 문학은 사회상을 반영한다는 말은 틈림없습니다.
작가는 소설 속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이야기하면 "우리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이 세상의, 거대한 권력과 역사의 포로가 아니겠냐고." 단돈 만프랑을 받고 단골손님에게서 옷을 벗어 달라는 기묘한 부탁을 받은 카페 종업원 루이스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만 어떻게 생각해 보면 큰 액수였습니다. 다른 것은 원하지 않는 조건이 지켜지고 그녀의 결심이 선다면, 하지만 이 남자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빼들고 자신의 머리에 한발을 쏩니다. 이를 본 루이스의 상황은 놀랍고도 난감합니다. 발가벗은 여자가 아닌 피범벅이 된 몸으로 거리에 나서는데,,,, 아내 대신 비밀에 가득 찬 가방을 택한 헌병 대원 페르낭, 전선에서 도망치다 붙들린 군인 가브리엘과 라울 이들은 자기도 모르는 새에 삶이 뒤틀려 버렸습니다. 이들은 전쟁 통을 가로지며 바로잡으려고, 인생을 바로잡고자 제2차세계대전 한가운데를 뛰어다니는 평범한 영웅들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기상천외하고 기막힌 이야기 오르부아르 3부작 중 하나 <우리 슬픔의 거울>입니다. 현존하는 가장 재미있는 거장이자 공쿠르상 수상 작가인 피에르 르메트르가 내놓은 신작 장편소설은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의 참화 속에서 서로 기구하게 뒤얽히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아이러니한 유머로 펼쳐 보인 작품입니다.
작품은 20세기 역사를 다룬 3부작의 대미로, 3부작은 전 세계 360만 부 판매되고, 29개 언어로 번역된 책입니다.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전쟁이전입니다. 루이즈와 이복 오빠 라울의 고통은 전쟁이라는 파국이 터지기 전부터 그들의 삶과 일상, 가정과 사회속에 이미 도사리고 있었으며 전쟁으로 인해 드러난 것이니다. 캄캄한 절망의 바다에서 이들은 벗어날 수 있으며 고통받는 그들을 보며 작은 연대와 희망을 엿볼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