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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류 속의 섬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동훈 옮김 / 고유명사 / 2022년 10월
평점 :

해류가 흐르는 것은 순수한 슬픔이다. 헤밍웨이는 인생이라는 것은 모든 비극 앞에서 으스러지는 인간성에 대한 질문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파멸할지언정 패배하지는 않는다”는 유명한 명언을 남긴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비평가들사이에서 헤밍웨이 최고의 문학성으로 평가받았던 작품 해류속의 섬들은 작가 헤밍웨이가 마지막에 남긴 하드보일드 소설입니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출판하고 난 이후에, 두 차례의 비행기 사고를 당하고 두 번의 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았지만, 이것이 불행이 되었을까 중상을 입고 노벨 문학상 시상식도 가지 못했고 헤밍웨이는 그의 신체와 활동적인 생활을 거의 회복하지 못한 채 사고 후유증과 우울증으로 인해 글쓰는 작업마저 점점 힘들어했습니다. 쿠바를 비롯한 여러 섬들을 떠돌며 남은 생의 대부분을 투병 생활을 하다가 헤밍웨이는 이 작품을 완성하고 자살로 삶을 마감하게 됩니다.
섬을 사랑한 훌륭한 화가 토머스 허드슨은 계절의 변화의 중요성을 알며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어느것 하나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집을 배라고 여기며 폭풍들을 견디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멀리 타이티로 떠난 고갱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곳 바틸놀에서도 얼마든지 그림을 그릴 수 있는데 말이죠. 플로리다에서 50마일 떨어진 바하마섬인 비미니에서 살며 대부분 친구들인 어부와 술을 마시거나 고양이가 충분이 잘 먹고 있는지 살피고 걱정하면서 생활하며 오래전 쿠바에서 수 십마리의 고양이를 기르거나 자신의 보트를 미해군 측량선박으로 개조해 독일 U 보트를 찾기 위해 카리브해 해안선을 뒤지기도 했는데 어느날 그의 아들들이 갑자기 그를 찾아 방문하고 아버지의 역할과 가족의 낯선 요구에 고민하게 됩니다.
언제나 기대감을 안고 향해해 왔던 나라로 실어다 주는 평안하고 유쾌하고 호화로운 여객선도 누군가에게는 지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p.218
한밤중에 일어나 자신이 세우고 지켜 온 절제를 깨뜨린 데 대한 단순한 행복감을 즐기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전보를 받은 이랜 처음 느껴 보는 순수하게 동물적인 행복, 또는 행복에 대한 포용력이었다. ---p.221
이 책은 주인공 토마스 허드슨의 삶을 비미니제도, 쿠바, 바다에서 세 개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습니다. 큰 아들 톰은 검은 머리카락에 목과 어깨는 토머스 허드슨을 닮았고 다리가 길며 발이커 여름 수영에 알맞은 체격이고 , 둘째 데이비드는 수달의 모피와 같은 빛깔의 머리털을 가졌고 온몸은 짙은 누런 갈색으로 언제나 혼자서 재미있는삶을 살며 소리를 내는 도울을 연상케해 늘 다정하고 정의로웠습니다. 막내 앤드루는 살결이 희고 소형 전투함처럼 생겨 자신을 가장 많이 닮은 아이였습니다. 이 세아들과 5주간 섬에서 수영을 하고 물고기를 잡으며 보냅니다. 그렇게 평화롭던 이야기의 끔찍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귀하의 아들 데이드브와 앤드루 군이 어머니와 함께 비아리츠 부군에서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음. 귀하의 도착 시까지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예정이며 깊은 조의를 표함.”이라는 전보를 받습니다. 아내와 아들둘의 죽음에 전쟁으로 전사한 큰아들 톰까지 저자는 역시 이 작품에도 죽음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헤밍웨이가 마지막 물방울로 남긴 간결체의 미학을 감상할 수 있으며 헤밍웨이는 이 작품에서 어김없이 죽음을 자주 떠올립니다. 아들과 친구, 동료의 죽음 독일군의 원주민학살과 로저의 연인의 자살등
아이들이 섬에서 떠나고 나면 자신의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 그 스스로가 잘 알고 있었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책을 읽으며 보낼 수 있으며 하루의 일과들을 끝내고 나면 고독이 엄습해 올 것입니다. 혼자서 고독한 삶을 살아오면서 많은 일들을 보고 느낀 그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그로부터 사랑받으면서 이어 가는 삶이 어떤 것인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해류속의 섬들』은 헤밍웨이 사후 70년이 지난 지금, 왜 다시 헤밍웨이인가를 떠올리게 한 작품입니다. 패배와 극복, 인간의 고결성이라는 관점에서 독자는 그가 남긴 삶에 대한 통찰력을 확인하며 우리가 읽어야할 헤밍웨이가 여기에 있음을 다시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출판사 지원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