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의 미친 여자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박오복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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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몇 세기동안 눈앞에 펼쳐져 있었지만 누구도 해독하지 못했던 여성문학의 암호가 드디어 풀립니다. 남성 중심의 문학사를 여성 문학이라는 키워드로 새롭게 쓴 새로운 시대의 책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오만과 편견, 프랑켄슈타인, 제인에어, 폭풍의 언덕 등 여성 작가들의 걸작이 쏟아져나온 19세기 이 시대를 해독하고 나자 문학과 여성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일제히 환호를 보낸 책이라고 합니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는 여성이 작가가 된다는 것이 남성들이 전유해 온 기존 문학사의 이론으로는 힘든 시기였습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미국 대법원에서 폐기되고 이란의 여성들이 히잡을 벗어 던지기 위해 목숨을 건 시위를 하는 시대에 이 책은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두 저자는 기존의 문학 이론이나 분석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분석하며 공통적으로 미친 분신이나 감금과 탈출의 이미지 등이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성 작가들이 남성 작가들이 겪지 않는 작가가 되는 것에 대한 불안과 근원에 대해 생각해볼수 있습니다.

 

 

조앤 디디온이 말했듯이 글쓰기란 공격이다. 왜냐하면 글쓰기는 하나의 강제이며[...] 누군가의 가장 사적인 공간을 침략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p.99

 

앤 핀치와 앤 엘리엇부터 에밀리 브론테와 에밀리 디킨슨에 이르는 자부심 강한 여성들이 남성 작가의 텍스트라는 유리 관에서 나와 여왕의 거울을 포기했을 때 오래전 침묵 속에 추었던 죽음의 춤은 승리의 춤, 언어를 향한 춤, 권위의 춤이 되었다.---p.137

 

 

자율성과 내면성을 빼앗긴 자기안의 백설 공주를 혐오해 죽이려던 여왕이 실패하고 자멸한다는 1장 여왕의 거울편 백성공주의 이야기에서 여왕이 의존하는 거울의 목소리는 왕의 목소리며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여왕은 왕의 목소리라는 가부장 아래 끝내 미처 버리고 순진하고 멍청한 백설공주가 살아남는 이야기입니다. 작품 속 가부장적 왕국에서 여왕의 인생이 딸의 아름다움 때문에 그야말로 위태로와진다는 것은 사실이며, 그런 위험을 내포한 여성의 취약성을 감안한다면 가부장제에서 여성이 유대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 거울의 목소리가 여자들을 반목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여자들은 갈등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동화 백설공주의 여왕은 전략가, 술책가, 음모자, 마녀, 예술가, 분장가라는 사실로 정리가 될까요? 작품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방법에 그동안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게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순종하고 침묵하는 죽음의 삶 대신 좁은 다락방에 갇혀 미친 취급을 받더라도 펜을 드는 삶을 택한 여성 작가들의 투쟁 정신 이 책은 40년 전 감금, 폐쇠, 거식증, 가스라이팅에 대해 1974년 가을 인디애나대학 여성 문학 수업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 책으로 자아, 예술, 사회를 다시 바라보기를 기대해 보기에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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