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모 저택 사건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기웅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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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재미 있게 읽은 <아기를 부르는 그림>의 저자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가모 저택 사건>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전쟁을 앞두고 밀실로 변한 도쿄에 수수께끼의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대 저택을 무대로 펼쳐지는 본격 미스터리이자 뛰어난 역사소설 <가모 저택 사건>은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중 한 명 미미여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입니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 수 없는 가모 대장의 죽음 앞에 다카시는 역사적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펼쳐집니다. 2008년에 출간된 이 작품은 새롭게 재 탄생된 책 입니다.

 

 

이 소설의 파쇼적 우익 사상에 전도된 청년 장교들이 일으킨 쿠데타 미수 사건으로 2.26사건 이 배경이 되었습니다. 일본 군부의 영향력을 커지고 우리나라도 이 사건의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소설은 주인공 다카시가 과거의 한 시점으로 돌아가 교과서나 뉴스에서만 보았던 역사적 사건과 시대상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그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프런트맨은 사람 눈을 피해 한밤중에 먹을거리를 훔치러 온 쥐새끼마냥 작은 눈을 희번덕거렸다. 마치 그가 말하는 유령이 지금 여기서 우리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곤란하다는 듯. 그러고는 비밀 이야기라도 하는 양 목소리를 내리깔며 말했다. “가모 대장의 유령이에요.”---p.46

 

 

도쿄의 예비교에 응시하기 위해 상경한 다카시가 투숙한 곳은 숙박객이 거의 없는 작은 호텔이었다. 한데 음료를 사러 방을 나왔다가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자가 마치 자살하듯 비상계단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그러나 어디에도 떨어져 죽은 사람의 시체는 발견할 수 없었고 이를 기묘하게 여긴 다카시가 호텔 프론트맨에게 이 일을 이야기하자 이 호텔에는 유령이 나온다는 대답만이 돌아옵니다. 그러면 그가 본 것은 사람이 아니라 유령, 귀신 이었을까요? 그리고 그날 밤. 호텔에 화재가 일어나자 방에 갇혀 꼼짝없이 죽음을 앞두고 체념하던 다카시 앞에 비상계단에서 뛰어내린 갑자기 남자가 나타나 다카시를 들쳐 업고 58년 전 호텔이 있던 자리에 지어진 가모 저택으로 데려갑니다.

 

미야베 미유키는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역사관에 대한 고민과 역사가 어떤 식으로 삶에 관여하고 있는지를 열여덟 살 젊은이의 눈을 통해 들여다 본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역사에 관심이 없다면 솔직히 꼭 알아야 할 일은 아니지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유명한 말이 있듯이 주로 일본의 과거사 왜곡. 부정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그 설득력과 당위성을 높이는 것, 우리가 독립운동가는 아니지만 이 나라의 국민이라면 역사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소설의 대부분은 시간 여행보다는 다카시가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직면하면서 무엇을 깨달아 가는지 보게 됩니다.

 

 

다카시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전쟁을 앞두고 밀실처럼 변한 도쿄의 모습과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 수 없는 가모 대장의 죽음이 있었습니다. 이에 다카시는 역사적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는데 사건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작가 미야베 미유키가 다시 쓰는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사유해 보기에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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