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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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바에 의하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6년 출판돼 1년만에 퓰리처상을 받은 뛰어난 명작이지만 도입부에 인종차별적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공식 경고 문구가 삽입됐다는 소식이 얼마전에 있었습니다. 이처럼 작품 속에서까지 차별 받는 백인 우월적인 사상이 앞으로는 개선되리라 독자는 앵무새 죽이기를 통해 기대해 봅니다.

 

 

영화는 감독의 의도한 대로 흑백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영화 였습니다. 앵무새 죽이기는 하루하루 평화로운 삶을 보내던 어린 여자 아이 스카웃의 시점에서 인종차별을 심도 있게 다룬 작품입니다. 작품의 인기로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감독의 의도한 대로 흑백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영화 였습니다. 원제목은 mockingbird는 미국에 사는 흉내지빠귀과로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노래만을 불러주는 새입니다. 한국 내에서 이미 오래 전에 앵무새로 잘못 굳어져 계속 앵무새 죽이기로 번역되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알아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가장 심했던 주 가운데 하나인 남부 앨라바마 주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토대로 일어난 일입니다. 젊은 백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쓴 한 흑인 청년을 백인 변호사가 법정에서 변호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 6살 소녀 스카웃의 눈으로 작품의 핵심이 되는 사건을 관찰하며 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피폐해진 미국의 모습과 사회계층 간, 인종 간의 첨예한 대립을 그리고 있습니다. 흑인 노예제가 폐지된 지 1백 년이 지나고 21세기 들어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미국에서도, 현재까지 매년 세계를 발칵 뒤집을 만한 일들이 뉴스로 들려옵니다. 경찰이 흑인에게 무참히 권총을 발사했다거나 폭행을 가한 일 등 피부색만으로 백인들은 우월과 열등을 명확하게 구분 지어 무차별적인 폭행을 일삼는 것이다.

 

 

난 네가 뒷마당에 나가 깡통이나 쏘았으면 좋겠구나. 하지만 새들도 쏘게 되겠지. 맞힐 수만 있다면 쏘고 싶을 만큼 어치새를 모두 쏘아도 된다. 하지만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라.---P.174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면 인간은 법 앞에도 평등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현실은 그렇지 못했고, 특히 앨라베마 같은 남부 주에서는 더더욱 그러했습니다. 백인 중심주의가 유난히 심한 이곳에서 정의의 저울이 늘 백인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하퍼 리는 앵무새 죽이기에서 백인도 흑인도 그 누군가의 편을 들어 옹호하고 감싸려 하지 않습니다. 화자 또한 어린 소녀로 설정되어 작품의 핵심이 되는 사건을 오로지 그 아이의 눈으로 관찰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결말을 읽은 독자들은 마음속에서 요동치는 외침과 분노가 일어나게 했습니다.

 

작품은 스카웃이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직전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 대략 3년간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작품이 끝나는 장면에서는 스카웃이 더욱 성숙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 역시 아버지가 인권 변호사 였기에 어려서 부터 많이 보고 느끼고 자랐기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됩니다. 아직 까지도 미국에서는 흑인을 향한 무차별 총기 난사 등 증오 범죄가 일어나는 소식을 뉴스로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억울한 누명을 썼지만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유죄가 되는 미국 남부 사회 어른들의 편견에 대한 비판과 타자와의 대화 가능성을 아이의 순수한 눈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내며 정의와 양심, 용기와 신념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 사회로 하여금 나 자신을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되는 훌륭한 작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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