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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위도우 : 죽음을 삼킨 여자 1 ㅣ 아이언 위도우
쟈오 재이 시란 지음, 심연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평점 :
미국 SF 판타지 작가 협회가 시상하는 안드레 노턴 네뷸러상 작가 부문 후보작. 공상 과학을 배경으로 역사상 전무후무한 여황제 측천무후을 새롭게 그려 낸 작품, 『아이언 위도우』는 2021 보스턴 글로브 베스트북과 북라이엇이 꼽은 ‘역대 최고의 공상 과학 소설 20권’에 선정된 책입니다. 언니의 복수를 꿈꾸며 크리살리스 탑승을 자진한 측천은 뜻밖에도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거대한 힘을 확인합니다. 화하의 거대 병기... 여성의 힘과 변혁에 관한 반전이 거듭되는 이야기 기대되는 책입니다.
“저 나비는 죽은 언니가 아니었으면 좋겠어.”
측천은 놈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첩이 되기로 선택했습니다. 언니를 죽인 원수를 갚기 위해 양광의 조종사로 그게 측천이 사는 이유였습니다. 여자, 그 이름은 내가 뭐 할 수 있고 뭘 할 수 없는지 강제하는 것 말고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꼬리표에 불과했습니다. 허락 없이는 아무 데도 갈수도 업고 살갗을 너무 드러내고 다녀선 안돼고 너무 큰 소리로 말하지 못하며 무뚝뚝하게 말해서도 안돼는 여자는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끊임없이 의식해야 하는 그런 존재이며 주체적으로 사는 것은 아예 불가능합니다. 미래는 두 갈래뿐 남편에게 아들을 낳아주거나 아니면 나의 상대가 된 남자가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라가도록 힘을 보태다 크리살리스 안에서 죽는 것 다른 길은 없었습니다.

전투를 하는 첩 조종사들은 모두 죽을 위험을 안고 있다. 하지만 이세민과 함께 크리살리스에 타는 첩 조종사는 ‘반드시’죽는다. 그와 함께 탄 여성 조종사 중에서 살아남은 자는 한 명도 없다. ---1권 p.45
자리만 바뀌었을 뿐인데 모든게 달라졌습니다. 아주 잠깐 남자가 된다는 게 무엇인지 남자라는 존재의 의미가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지금 중요한 건 아닙니다. 살아남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침이 내 척추를 관통하는 순간 금빛 섬광을 보았습니다.
불은 물에 약하지만, 물은 흙에 약하다. ---2권 p.203
여자라고 해서 크리살리스 조종에 서투른 게 아니었습니다. 기력이 압도적으로 높은 여자가 나타날 때마다, 훨씬 높은 기력을 지닌 남자의 짝으로 붙여왔던 사실 남자가 여자에게 밀리는 일이 없도록 그런 규칙이 있었다니 그리고 거대 병기 ‘크리살리스’는 어린 소녀들의 기를 양분 삼아 움직입니다. 전투 한 번을 치를 때마다 죽어 나가는 소녀들 중에는 ‘측천’의 언니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언니의 복수를 꿈꾸며 ‘크리살리스’ 탑승에 자진한 측천은 뜻밖에도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거대한 힘을 확인합니다. 그녀의 등장으로 인해 여자는 하등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받던 ‘화하’에 거대한 혁명의 바람이 분다. 이름 없이 스러져 간 여자들이 말한다. “무측천, 그들의 악몽이 되어라.” 이런걸 두고 구원리라고 하건가? 아니, 구원 따윈 없을 것이다. 틀린 건 내가 아니라. 세상이지. 측천은 언니의 복수에 성공하고 어린 소녀들을 구할 수 있을지 2021 폴리곤 최고의 공상과학소설 결말이 기대되는 작품 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