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마지막 한숨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2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권 안나카레니나를 시작으로 기회가 되는 대로 읽고 수집하고 있는 문학동네 세계문학은 검정 겉표지에 작품이름과 작가이름이 알파벳으로 쓰여 있는 개성 넘치는 멋진 표지들이 마음에 듭니다. 이번에 222번 작품으로 살만 루슈디의 작품 무어의 마지막 한숨이 출간되었습니다. 악마의 시 와 한밤의 아이들로 먼저 읽었던 반가운 작가의 작품입니다. 악마의 시로 이슬람에 대한 모독으로 무수한 살해 위협과 공포 속에서 생활하면서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 온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번 작품은 인도 붐베이 명문가의 일대기를 다룬 책으로 죽음을 무릅쓴 작가의 고뇌가 깃든 내용입니다.

 

 

작품의 화자 모라이시는 인도 태생의 어머니이자 당대 최고의 화자인 아우로라는 무어라고 부릅니다. 패배한 왕 보압달과 그의 유대인 후궁 사이에서 태어난 조상의 후손은 부계쪽이며 포르투갈 출신의 탐험가 바스쿠 다 가마의 사생아를 조상으로 둔 모계 다체로운 가계도는 코친이라는 그의 출생지로 설명됩니다. 무어의 마지막 한숨은 가장 인도다운 도시이자 모든 것이 충돌하며 서로를 지워가는 곳, 인도 봄베이 명문가의 일대기를 통해 독립 이후 인도의 현대사를 담아냈습니다. 모라이시의 어머니 아우로라의 다 가마 집안은 향신료 무역으로 거대한 부를 축적하지만 아우로라의 할아버지 프란시크쿠 다 가마는 진ㅂ적 정치사상과 문화 취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모더니스트 건축가를 동원해 코친의 카브랄섬에 그의 더택 두 채를 짓고 화가들이 드나들면서 그림과 조각 작품을 남깁니다.

 

네 운명을 받아들여. 너를 괴롭히는 것을 즐겨봐. 도망치려고만 하지 말고 오히려 그쪽으로 열심히 달려가란 말이야. 불행과 하나가 되어야만 극복할 수 있을 테니까.”

--- p.257

 

 

 

 

이 가문 황금을 집에 쌓아 놓고 어마어마한 부는 축적했지만 가문의 불화, 때 이른 죽음, 어긋난 사랑, 무모한 열정, 병약한 가슴, 권력과 금력 그리고 부도덕한 유혹, 예술에 얽힌 수수께끼를 뿌리까지 파해치면서 주춧돌이 무너니고 집안의 기나긴 몰락의 과정을 거치는지는 프란시스쿠 다가마, 이피파니아의 죽은 남편 때문이었습니다. 아우로라는 어머니 사후에 집안의 창문을 모두 열고 코끼리상과 상아 공예품을 밖으로 던져버리면서 그동안 숭배해온 것들과의 이별을 고하지만 일주일 동안 감금당하는 벌을 받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려운 인생을 살면서 좌절된 희망을 보상하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자신의 좌절된 사랑을 되살려보기 위해 한 여자들 감금해 젊은 시절 아우로라의 보습을 복원하고 싶은게 진정한 사랑인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인생의 대부분을 과거나 미래 속에서 보낸다고 합니다. 지나고 보면 실패한 사랑도 소중하고 사랑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작은 승리조차 맛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생사를 걸고 이야기하는 헌대의 셰에라자드 살만 루슈디가 이슬람 교단의 살해 명령을 피해 은둔 6년만에 세상에 선보인 첫 소설이라는데 큰 의미를 두고 싶은 작품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