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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평점 :

요사이 며칠 어느 변호사가 아들의 과거 학교 폭력 문제로 높은 공직의 자리에서 하루만에 사임한 일로 국민들 특히 청년들의 공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성의 산실이라는 학교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났고 부와 명예를 가진 부모를 믿고 행동하는 자식들이 어디 이 한사람 뿐일까 생각됩니다. 유년기부터 소년기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기까지 부모와 교사, 주위의 어른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이 올바르게 성장해 나가느냐 결정되는 조건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데미안을 통해 참다운 어른이 되어 가는 소년 싱클레어의 이야기 <데미안>은 한 폭의 수채화같이 아름답고 유려한 문체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헤르만헤세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이 책은 감수성이 풍부한 주인공 싱클레어가 소년기에서 청년기를 거쳐 어른으로 자라가는 과정이 세밀하고 지적인 문장으로 그려져 있는 성장소설입니다. 좋은 기회가 되어 오랜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열 살의 싱클레어에게 처음으로 고통을 주는 인물은 힘이세고 성격이 난폭한 불량소년 프란츠 크로머였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밝은 세계를 어두운 세계에 속하는 크로머와 대립시켜 등장 시킵니다. 크로머의 마음에 들기 위해 과수원 사과를 훔쳤다고 거짓말을 하고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싱클레어의 도둑질을 과수원 주인에게 알리겠다고 위협합니다. 크로머로 부터 협박을 당하고 어두운 내면의 세계에서 고통 받고 있을 때 그 사실을 모르는 이버지와의 사이는 멀어집니다. 시련을 겪고 이후 사춘기의 문제를 극복하게끔 도와주는 인물은 데미안입니다.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가 오롯이 자기 자신이기 위해 겪었던 방황과 고통의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획일화된 교육제도와 복잡한 사회 속에서 기계 부품처럼 소비되는 고독한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한번 들여다볼 기회를 줍니다. 나는 어디서 왔고 또 어디로 가는지 누구나 한번은 고민해 봤을 것입니다.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방황도 해봤을 것입니다. 진정한 자신을 찾으라는 용기와 희망을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나는 더 이상 ‘끼워 주는’ 어린애가 아니라 주모자요, 스타였다. 유명한, 대담무쌍한 술집 출입객이었다. 나는 다시 어두운 세계, 악마 소속이었고, 그 세계에서 명사(名士) 였다. ---p.100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p.122
이 작품은 산전수전 다 겪은 마흔 두 살의 헤르만 헤세가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한 마음으로 쓴 작품이라고 합니다. 밝고 착한 어린 아이도 선과 악이 공존하고 인간 내면의 양면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녹아 있는 내용에서 인간은 누구나 한번은 진정한 삶에 대해 방황하고 고민하던 시절이 있듯이 데미안과 싱클레어를 통해 깊이 있는 이야기에 빠져 보기에 좋은 책입니다. 누구나 한번씩은 겪는 성장통과도 같은 시기가 있습니다.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우정과, 소년기의 복잡한 심리 상태를 어떻게 극복해 내는지 책 속에 빛나는 명문장들을 찾아 보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