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골동품 상점
찰스 디킨스 지음, 이창호 옮김 / B612 / 2023년 2월
평점 :
절판






지켜보는 사람도 어떤 보살핌도 없이 혼자인 아이, 한없이 어리고, 지극히 영적이며 말할 수 없이 가냘프고 요정 같은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는 생명에 세상에 무거운 짐을 홀로 짊어진 주인공 넬입니다. 넬은 할아버지와 함께 원치 않는 떠돌이 생활을 감행하는데 어둡고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2015년 초역 출간, 이번에 좋은 기회가 되어 개정판으로 읽었습니다. 두도시 이야기와 올리버 트위스트로 우리에게 친숙한 찰스디킨스의 작품입니다.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유명 작가로 유년시절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구두공장에서의 경험으로 학대와 억압을 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았다고 합니다. 디킨스의 작품이라 더욱 기대가 컸습니다.

 

먼 곳으로 떠나면 즐거울 뿐만 아니라 다시 좋아질 거야. 아가, 내일 아침 우리는 이 슬픔의 현장으로부터 얼굴을 돌리고, 그러면 새처럼 자유롭고 행복할 거야.”---p.137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찰스 디킨스는 유년 시절 빚을 지고 감옥에 간 아버지 때문에 구두공장에서 일하게 됩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이 상처받고 고통을 받는 작품의 이야기와 비슷하면서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가난하게 태어나 그 고통을 넬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것이 안타까운 할아버지는 재산을 모으는 것이 유일한 삶의 목적이었으나 그는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고 집을 도망치듯 나와 넬의 의지대로 떠도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째서 우리는 육체적인 이별보다 정신적인 이별을 더 잘 견딜까? 어째서 우리는 행동으로 헤어질 강인함이 있으면서 말로는 작별을 고할 강인함이 없을까? ---p.162

 

세상의 무거운 짐을 홀로 짊어진 주인공 넬은 어두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할아버지와 떠돌이 생활중 추위와 배고픔에 싸워야 하는 현실이 딱했으나 누구 하나 그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시기여서 빵 한쪽 도움받기 어렵습니다. 거기다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난쟁이 악당 퀼프는 악행과 열심히 사는 착한 넬의 친구 키트에게 찾아온 위기들이 작품의 재미를 더 해줍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넬의 고통 이 아이는 이 냉혹한 현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조용한 시골 마을을 찾아 무거운 발걸음을 옮길 뿐입니다. 사랑과 슬픔에 무감각한 사람들과 공허한 메아리만이 가득한 넬의 현실을 보면서 취약한 어린 아이에게 사회는 무엇을 해주었는지 화가 납니다. 오래된 골동품 상점의 등장을 예상했다면 실망했겠지만 제목과는 다른 이야기로 고통의 한가운데 있던 넬에게 상냥한 숙녀의 작은 동정심은 넬을 오래도록 친절로 기억되었다고 했습니다.

 

어린 넬은 낯선 세상의 자비에 자신을 내던지고 알고 지낸, 그리고 사랑했던 모든 어리석고 무의미한 것들을 뒤로한채 골동품 상점을 떠나온 그 잊지 못한 그날의 아침과 말라 빠진 빈곤과 배고픔과 비참했던 거대한 공업 도시의 소음과 그 더러움 속이나마 다시 그곳으로 갈 수있기를 원했습니다. 유명한 일화가 말해주듯 오래된 골동품 상점은 디킨스가 1840년 집필을 시작해 이미 올리버 트위스트, 보즈의 스케치 등을 발표하며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오른 상태였습니다. 이 작품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소설로 오래도록 기억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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