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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 교유서가 소설 ㅣ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송지현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평점 :

한쌍의 부부와 미혼의 자녀 한명 요즘은 대부분 가족 구성원이 이렇게 된다고 합니다. 지금은 보기 드문 일이나 아직도 겨울의 연례행사는 김장입니다. 김장 김치가 오래되면 시어지게 됩니다. 김치소를 넣어서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만두를 그리워하는 장면이 책에 나옵니다. 불면하는 겨울밤과 짧은 여름밤 두 계절을 가로지르는 청춘의 이야기 속에서 계절의 변화와 계절이 반복되면서 그 시간이 청춘으로 넘어가는 시기는 자연스럽습니다. 깊은 겨울밤 김장과 짧은 여름 밤 난쟁이 그리고 에어컨 없는 여름에 관하여는 청춘이란 단어가 생각납니다. 청춘은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로 비유하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산딸기가 여름에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나자 왜 이곳에 나게 되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자신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의 의미를 하는 사람이 있나? ---p.32
아주 작은 슬픔들의 결정체가 인간이다. ---p.39
나라는 화자는 여성이며, 비혼이고, 자기 소유의 집에 살지 않으며 종종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불안한 꿈을 꾸는 이십대입니다. 엄마는 스크린 골프장을 운영하므로 엄마를 대신해 두자매는 할머니댁에 김장을 도우러 가는 길입니다. 엄마의 골프장과 옆 카페는 주차장 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게 되자 우리 자매는 커피가 마시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고 엄마 가게에서 믹스커피를 타 먹어야 했습니다. 난감하고 불편한 상황이 계속되길 무려 10년 극적인 화해가 이루어져 평화를 찾아 이제 믹스커피가 아닌 아메리카노를 마실수 있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런데 화자의 성격이 다른사람을 많이 배려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한 답답함이 있습니다. 같이 살고 있는 P 에게 먹고 싶은 메뉴의 선택권을 넘겨 주고 있습니다. 만둣국과 보쌈 사이 전혀 갈등 없이 말입니다. 할머니와 어머니 손녀를 김장으로 이어주며 끈끈한 가족애도 엿볼 수 있습니다. 밤이 길어지는 겨울 음식이라는 매개를 통해 가족 공동체의 연결을 느끼는 작품입니다.
하루에 한권씩 읽고 있는 책은 경기문화재단의 경기예술창작지원 도서 소설집 9종, 앤솔러지 시집 1종입니다. 경기문화재단은 기초예술을 집중 지원하며 중견작가의 안정적인 창작활용 유지와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2022 경기 문학작가 확장지원 프로젝트>공모를 추진하여 선정된 작품을 뽑아 좋은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대를 감싸 안은 오늘의 소설과 시인 13명의 작품의 면면을 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어 읽고 있는 책입니다. 우리 문학의 눈부신 작품 많은 독자들이 읽고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독자의 바램이 있습니다. 아티스트 네트워킹이라는 특별한 이름의 파티, 큰 음악 소리, 새벽까지 마시고 파티의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는 일들은 청춘이어서 가능한 일입니다. 만나고 헤어짐이 반복되는 인간관계들도 계절의 변화처럼 평범한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