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이해하는 사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주원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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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 드라마로 다시 이슈가 된 학교 폭력의 이야기는 잠깐 유행처럼 번졌다가 연기처럼 사라져 버릴까 걱정이 됩니다. 우리가 상대방을 향해 십분 이해한다는 말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뜻으로 나는 지금 네 마음이 어떤지 모르지만 나는 어떤 것도 이해한다 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저자는 마이너한 존재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지극한 위로라고 표현했습니다. 나는 너의 뒤에 서 있어. 바로 뒤는 아니고 한 다섯 발짝 정도 될까. 바로 뒤에 서 있으면 네가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고 그렇다고 저 끝에 서 있으면 대화가 안 될 거 아냐. 누가 온 기척은 느꼈을 텐데, 여전히 너는 말 한마디 없이 뒷모습만 보여주네라는 문장에서 보듯이 먼발치에서 한걸음 떨어져서 항상 바라보면서 지켜준다는 큰 의미이지도 모릅니다.

 

 

잘못된 선택이라고는 안 할게. 하지만 최선의 결정도 아니야. 지금 당장은 저 아래만 보이지? 떨어지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 보이지? ---p.13

 

 

학교 5층 옥상에서 투신하려는 동년배 고교생을 만류하는 나의 마음을 표현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두사람은 같은 처지입니다. 둘은 이미 왕따로 인해 고독하게 자살한지 오래입니다. 단지 죽음의 순간을 재차 반복하고 있는 유령일 뿐입니다. 너와 나는 애초부터 서로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아무렇지 않은척 대화를 이어갑니다. 유령일 지언정 서로에게 죽음을 만류하거나 혼자가 아니라고 격려해주는 마음에 울컥해 집니다.

 

 

장편 피터 팬 죽이기로 제28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김주원의 두번째 소설집 십분 이해하는 사이가 출간되었습니다. 십분 이해하는 사이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두 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 책은 이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무거운 이야기 이자 하루빨리 없어져야 할 자살, 학교 폭력, 왕따 등의 청소년 사회 문제와 오늘날 청년 세대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운 취업난과 정신적인 불안에서 오는 소외감 등 작가가 오래전부터 생각해 온 고민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의 주인공이자 서술자인 나 김세종 역시 하잘 것 없는 백수인 처지였고 유괴된 조카 김한솔를 찾으러 갔다가 범인에게 납치되어 살해당할 위기에 직면하는데 짧은 단편 이지만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두 작품은 모두 어두운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을 부여했던 중학생 우주맨을 구출하는데 기여하고 싶었습니다. 작품은 자기부재로 인해 그것을 지켜보기만 하는 비애를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되는 사회문제로 왕따, 학교 폭력, 자살 이런 말들이 뉴스에서 사라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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