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이은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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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서울 강남 한복판에는 oo마을이라고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디 사세요? 라는 물음에 더 이상 집은 거주 목적이 아닌 부의 상징이 되어 버렸습니다. 강남과 변두리 신도시 아파트라는 두 공간이 대비를 통해 집에 대한 우리들의 욕심과 욕망을 확인하는 작품 <산책>2002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해 소외된 사람들의 내밀한 고통을 특유의 환상적 장치와 상상력으로 예리하게 보여주었던 김이은의 신작 소설집입니다. 등단 20년의 작가 이력을 쌓는 동안 그의 작품 세계는 조금씩 변모했는데, 이번에 선보이는 소설집에서는 산책경유지에서라는 두 편의 단편을 통해 물질에 대한 욕심과 집착과 우리 안의 뒤틀린 욕망을 다뤘습니다.

 

이른 아침에 출근했다 밤에 퇴근할 때면 답답한 공기에 숨이 막혔다. 간신히 주말이 되면 근교에 바람 쐬러 갈래도 꽉꽉 막혀 오가는 길에서 이미 지쳤다. 단 한 가지 위안은 다른 사람들도 다 이렇게 견디고 산다는 사실뿐이었다 그렇게 견디다 보면 언젠가 편안한 미래가 손에 쥐어지겠지. 윤경은 그 한 가지를 위해 산다고 생각했다. ---p.24

 

윤경과 여경 두 자매는 가난했던 어린시절이 상처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해 보였습니다. 제목에서 여유롭다 생각한 산책은 다른 이야기로 흘러 갑니다. 강남에 사는 언니 윤경과 수도권 변두리 신도시로 이주한 동생 여경의 미묘한 신경전이 있습니다. 여경은 강남구 역삼동 브랜드 아파트로 이주한 언니 윤경의 이십이 평 집에 대해 강나 하꼬방 같다고 말하고 윤경은 신도시 삼십사 평짜리 여경의 집에 대해 변두리 싸구려 집이라고 폄하 합니다. 사람이 사는데 꼭 필요한 의식주 중 집이라는 게 사람이 편히 쉬는 곳이 라는 생각은 오래전에 많이 퇴색 되어 버렸습니다. 자본주의 시대에 아파트 갚은 천정부지로 올랐습니다. 서민들이 집을 장만하기는 하늘에 별을 따는 것 보다 어려워진게 현실입니다. 하루하루의 삶이 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받는 윤경의 삶이 보통의 삶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 씁쓸합니다.


 

경기문화재단의 경기예술창작지원 도서 소설집 9, 앤솔러지 시집 1종 출간되었습니다. 경기문화재단은 기초예술을 집중지원하며 중견작가의 안정적인 창작활용 유지와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2022 경기 문학작가 확장지원 프로젝트>공모를 추진하여 선정된 작품을 뽑아 좋은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대를 감싸안은 오늘의 소설과 시인 13명의 작품의 면면을 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어 읽게 된 책입니다. 우리 문학의 눈부신 작품 많은 독자들이 읽고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낡고 오래된 동네의 골목에 사는 주인공 이화는 어머니의 죽음 이후 영어 학원에 등록하고 충동적으로 원어민 강사 에릭에게 자신의 주소지를 건네는 알 수 없는 행동을 합니다. 이화와 에릭은 한동안 동거를 하는데 가까운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상실감을 일탈을 통해 치유하려고 하는 행동으로 이해해야 할까요? 결국 애릭은 떠나고 다시 혼자가 된 이화는 비로소 긴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기분 같다고 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지치고 힘들 때 가 있습니다. 나만의 경유지를 찾아 잠깐 쉬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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